최근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 개발을 완료한 삼성전자가 D램 생산능력(캐파)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며 '1등 인공지능(AI) 메모리 기업' 탈환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HBM 고객사가 엔비디아 중심에서 구글·브로드컴·아마존 등 다른 빅테크로 확대되는 양상을 보이면서 고객사 수요에 맞춰 압도적인 생산능력을 선제적으로 갖춰야 한다는 DS(반도체)부문 경영진 판단이 배경에 있다.
7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027년 1분기로 예정했던 평택캠퍼스 4공장(P4) 페이즈4(Ph·생산공간) 준공시점을 2026년 4분기로 조정하기 위해 관련 공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계획이 현실화하면 내년 9월 클린룸 구축 후 4분기 장비 반입으로 계획했던 일정을 7월 클린룸 구축 후 3분기 장비 반입으로 앞당길 수 있을 전망이다.
P4 Ph4는 HBM4의 핵심 재료인 10나노급 6세대(D1c) D램칩을 양산하기 위한 장소다. 삼성전자는 애초 P4 Ph2와 Ph4를 파운드리(위탁생산)에 투입할 계획이었으나, 관련 사업 침체로 Ph4를 HBM용으로 전환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증권가에선 P4 Ph4 조기 준공이 성사될 경우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 등 3대 HBM 업체 가운데 유일하게 내년 중 HBM 생산능력을 확대한 사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올 4분기 청주 M15X팹 준공 후 2027년 상반기 용인 클러스터 내 첫 팹 가동까지 상당한 시차가 있고, 마이크론은 장비 반입 지연과 규제 등의 문제로 일본 히로시마팹과 미국 뉴욕팹 준공 시점이 지속해서 연기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공격적으로 HBM4 생산능력을 확대하는 배경에는 제품 품질과 수요 확보에 대한 자신감이 있다. 삼성전자 DS부문은 지난 2일 HBM4에 대한 설계를 완료(PRA, Production Readiness Approval)했다. PRA는 총 7단계로 이뤄진 삼성전자 반도체 개발 공정 중 6번째 단계로, 제품 개발을 완료하고 양산 전 최종 관문에 도달했음을 알리는 신호다. 삼성전자의 주요 HBM 고객인 구글·브로드컴도 자사 AI칩인 텐서처리장치(TPU)의 외부 판매를 확대하기 위해 HBM 공급량 확대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HBM4를 설계한 HBM개발팀은 지난달 DS부문 조직개편 때 메모리 개발 컨트롤타워인 D램개발실 산하 설계팀 조직에 흡수되어 없어졌지만, D램개발실 내에 두 개의 HBM 설계 조직을 운영하며 교대로 신제품을 개발하는 기조는 그대로 유지한다. 내년 1분기 중 엔비디아 퀄테스트(품질검증) 통과라는 큰 산을 넘을 경우 즉시 8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5) 개발·설계에 착수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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