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뷰] K-제약바이오, 지속가능 성장 이어가려면

조현미 산업2부 차장
조현미 산업2부 차장

23조5900억원. 지난해 한 해 동안 K-바이오헬스 수출액이다. 산업통상부 '2025년 연간 수출입 동향'을 보면 지난해 바이오헬스 수출은 전년보다 7.9% 증가한 163억 달러를 기록하며 2년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전 산업 수출 증가율(3.8%)을 넘어선 수치다.
 
기술수출 역시 큰 기록을 세웠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12월 제약·바이오업계 기술수출 규모는 145억3000만 달러(약 21조원)다. 전년 기술수출액인 55억4000만 달러(약 8조원)보다 162%가량 급증한 금액이다. 기업이 공개하지 않은 계약을 제외한 통계이며 이를 포함하면 규모가 더 클 것으로 업계는 추산한다.
 
지난해 기술수출을 이끈 건 바이오 플랫폼이다. 단일 플랫폼으로 8조원 넘는 기술수출 성과를 거둔 사례도 나왔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지난해 4월 영국 제약사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에 뇌혈관장벽(BBB) 셔틀 플랫폼 '그랩바디-B'를 기술수출했다. 계약액은 30억2000만 달러(약 4조3700억원)에 달한다. 같은 해 11월엔 미국 제약사 일라이 릴리와 25억6200만 달러(약 3조7000억원)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을 맺었다.
 
조 단위 신약 후보물질(파이프라인) 수출도 잇따랐다. 아델은 지난달 프랑스 제약사 사노피에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후보물질 'ADEL-Y01'을 수출했다. 계약액은 10억4000만 달러(약 1조5000억원) 규모다. 에임드바이오는 지난해 10월 독일 제약사 베링거인겔하임과 9억9100만 달러(약 1조4400억원) 규모의 차세대 항체·약물접합체(ADC)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올해 전망도 밝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올해 의약품 수출액이 지난해보다 10%가량 늘어난 116억5100만 달러(약 16조8600억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과 유럽 지역 바이오의약품 수요 증가, K-바이오 위탁개발생산(CDMO) 능력 향상에 따라 수출액이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이다. 신흥 수출 시장 확대도 힘을 보탤 전망이다.
 
기술수출도 마찬가지다. 글로벌 제약사가 원하는 전략적 파이프라인을 K-제약·바이오기업이 보유한 경우가 늘어서다. 세계 제약 시장을 움직이는 글로벌 업체들은 연간 매출이 1조원 넘는 블록버스터 의약품의 특허가 만료되는 특허절벽 가속으로 외부에서 신약 플랫폼과 기술을 조기에 확보하는 전략을 강화 중이다.
 
K-제약·바이오의 기술 경쟁력은 이제 추격자에서 선도자로 발돋움하고 있다. 문제는 지속성이다.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선 정부 역할이 중요하다. 기업별 특성과 성장 단계에 맞춘 정밀한 정책 설계를 해야 한다. 연구개발(R&D) 예산은 유망 기술을 선별해 집중 투자하는 전략적 판단이 필요하다. 생산 중심 기업과 기술이전 중심 기업을 같은 기준으로 지원하는 방식도 재검토해야 한다. 선택과 집중 없이는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기 어렵다.
 
지난해 출범한 이재명 정부는 '의료 AI·제약·바이오헬스 강국'을 국정과제로 내세웠다. 선언은 충분하다. 올해는 K-제약·바이오가 일시적 호황이 아닌 지속 가능한 성장 산업으로 자리 잡는 데 역량을 더욱 집중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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