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송희의 엔터 프리즘] 팝콘 엎고 심박수 올린다…젠지세대가 '살목지'를 즐기는 법

영화 살목지 포스터 사진쇼박스
영화 '살목지' 포스터 [사진=쇼박스]
"살목지 후기: 팝콘 엎음."

영화 '살목지' 개봉 후 온라인에는 짧은 후기와 함께 인증 사진이 쏟아졌다. 팝콘을 쏟았다는 반응, 관람 직후 심박수를 캡처한 인증이 이어지며 순식간에 '살목지' 후기는 하나의 놀이 문화로 번졌다. 이 같은 반응은 영화 '살목지'의 150만 흥행을 설명하는 또 하나의 단서가 됐다. 단순히 "무섭다"는 입소문에 그치지 않고 관객 각자의 체험이 온라인에서 다시 소비되며 영화의 화제성을 키웠기 때문이다.

21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살목지'는 전날 4만6984명을 더해 누적 관객 수 150만8824명을 기록했다. 손익분기점 80만명을 훌쩍 넘긴 수치다. 개봉 2주 연속 주말 박스오피스 1위, 12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도 기록했다. 통상 극장가 비수기로 불리는 4월, 공포 장르 영화가 이 같은 흐름을 이어가는 건 괄목할 만한 성과다.

'살목지'의 공포를 체험한 관객들의 리얼한 반응은 곧바로 온라인으로 옮겨졌다. 젠지 관객들의 눈길을 끈 건 정교한 영화평이 아니었다. "깜짝 놀라서 팝콘 던진 적 처음", "옆 사람 팝콘 다 엎음", "살목지 후기: 팝콘 엎음" 같은 짧은 반응이었다. 여기에 스마트워치나 휴대전화 앱으로 측정한 심박수 캡처까지 따라붙었다. 무서웠다는 말보다 팝콘 사진과 숫자가 더 빨리 퍼졌다. 감상보다 반응이 먼저 소비된 셈이다.
영화 살목지를 본 젠지 관객들의 반응 사진엑스 구 트위터
영화 '살목지'를 본 젠지 관객들의 반응 [사진=엑스. 구 트위터]

쇼박스 측은 "'팝콘 인증'과 '심박수 인증'도 하나의 관람 인증 문화로 보고 있다"며 "영화를 보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관람 이후에도 반응을 남기고 공유하는 흐름이 2차 입소문에 도움이 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팝콘이나 심박수 반응 자체는 공포영화에서 아주 낯선 풍경은 아니지만, 영화를 보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관람 이후에도 의미 있게 반응을 남기고 공유한다는 점은 흥행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영화의 입소문이 '챌린지'에 가까운 놀이 문화에서 시작됐다면 N차 관람을 이끈 건 '살목지'의 서사와 숨은 의미를 다시 읽으려는 관객 반응이었다. 온라인에서는 열린 결말을 두고 서로 다른 해석이 이어졌고 수인과 기태의 관계를 두고 다양한 의견이 오갔다. 캐릭터의 심리와 관계성을 세세하게 파고드는 반응도 이어졌다. 공포 체험으로 시작한 관람이 해석과 분석으로까지 이어진 것이다.

쇼박스 측은 "코로나19 이후 관객들 사이에서 오프라인 경험을 확장하거나 영화를 본 뒤 2차적으로 즐길 수 있는 콘텐츠에 대한 갈증이 있었던 것 같다"며 "영화뿐 아니라 팝업이나 오프라인 체험처럼 작품 바깥으로 경험을 넓히려는 흐름이 이어져 왔다. 이야깃거리와 즐길 거리가 많은 작품일수록 화제가 되고 그런 점이 다시 극장 관람으로 이어지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영화 살목지를 본 젠지 관객들의 반응 사진엑스 구 트위터
영화 '살목지'를 본 젠지 관객들의 반응 [사진=엑스. 구 트위터]

결말 해석과 관계성 반응이 이어지면서 '살목지'는 개봉 뒤에도 계속 이야깃거리를 만들었다. 놀란 반응이 1차 화제성을 만들었다면 해석과 관계성 소비는 영화를 더 오래 붙잡았다. 공포영화가 극장에서 끝나지 않고 온라인에서 다시 살아난 것이다.

'살목지'의 150만 흥행은 그래서 숫자만으로 정리되지 않는다. 극장에서 본 공포가 온라인 인증으로 옮겨갔고 그 반응이 다시 화제가 됐다. 여기에 결말 해석과 관계성 반응까지 더해지며 영화는 한 번 더 소비됐다. '살목지'는 지금 젊은 관객이 공포영화를 보고 즐기는 방식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보여준 작품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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