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사설 | 기본·원칙·상식] 국민의힘, 지지율 역대 최저…지도부 내홍으로는 위기 못 넘는다

국민의힘이 심각한 위기에 빠졌다. 정당 지지율은 창당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고, 당 안에서는 대표 책임론과 사퇴론이 공개적으로 분출하고 있다. 지방선거를 눈앞에 둔 제1야당이 민심 회복 경쟁은 커녕 내부 권력투쟁에 매몰된 모습이다. 국민의힘이 지금 직면한 문제는 단순한 지지율 하락이 아니다. 정당으로서의 신뢰 붕괴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방미 성과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60420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방미 성과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전국지표조사(NBS)가 23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지율은 15%로 집계됐다. 2020년 9월 현재 당명 사용 이후 최저치다. 더불어민주당은 48%로 양당 격차는 세 배를 넘었다. 특히 대구·경북(TK)에서도 국민의힘은 25%에 그쳐 민주당(34%)에 뒤졌다는 결과가 나왔다. 전통 지지 기반에서 조차 경고등이 켜진 셈이다.
 
지지율 하락 자체보다 더 심각한 것은 당의 대응 방식이다. 지도부는 위기 수습보다 내부 단속과 계파 충돌에 더 많은 에너지를 쓰는 듯하다. 장동혁 대표는 “해당 행위를 한 후보자는 즉시 교체하겠다”고 경고하며 기강 잡기에 나섰다. 그러나 당 안팎에서는 이를 두고 계파 갈등에 불을 붙이는 발언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일부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2선 후퇴와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정당은 선거 때마다 평가받는다. 그러나 선거 직전의 위기는 하루아침에 생기지 않는다. 정책 부재, 메시지 혼선, 리더십 불신, 계파 중심 의사결정이 누적된 결과가 수치로 드러나는 것이다. 지금 국민의힘이 보여주는 모습은 민생 대안 정당의 모습과 거리가 멀다. 경제 불안, 안보 변수, 지역 현안 등 국민이 체감하는 문제는 산적해 있는데, 정작 당의 뉴스는 지도부 거취와 내부 충돌뿐이다.
 
보수정당의 위기는 한국 정치 전체에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민주주의는 경쟁 가능한 대안 세력이 존재할 때 건강해진다. 견제받지 않는 권력은 오만해지기 쉽고, 무기력한 야당은 정치 불신을 키운다. 국민의힘의 붕괴는 특정 정당만의 손실이 아니라 정치 시스템 전체의 손실이 될 수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책임 공방이 아니라 쇄신이다. 첫째, 지도부는 거취 문제를 포함해 명확한 책임 정리를 해야 한다. 지도자가 위기의 중심에 섰다면 스스로 판단해야 한다. 둘째, 계파 충성 경쟁을 멈추고 공천과 당 운영 기준을 투명하게 재정비해야 한다. 셋째, 반대만 하는 야당이 아니라 대안을 제시하는 정책 야당으로 전환해야 한다. 물가, 주거, 산업 경쟁력, 지역 균형발전 같은 현실 의제를 놓고 정부와 경쟁해야 한다.
 
보수의 지지층 역시 맹목적 결집만으로는 정당을 살릴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텃밭 민심이 흔들린다는 것은 단순한 일시적 이탈이 아니라 “이대로는 안 된다”는 경고다. 이를 외면한 채 상대 진영 탓과 내부 적대만 반복한다면 하락세는 더 가팔라질 수밖에 없다.
 
정치는 숫자로 경고받고 선거로 심판받는다. 15%라는 수치는 아직 끝이 아니라 마지막 기회일 수 있다. 국민의힘이 이 신호를 읽지 못한다면 위기는 지도부 한 사람의 문제가 아니라 정당 존립의 문제로 번질 것이다. 국민은 싸우는 야당이 아니라 일하는 야당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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