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퍼 샌들러 "호르무즈 몇 달 더 제한"…유가 재급등 경고

  • "상업 선박 통행, 위기 전 50% 회복도 어려워"

  • 미·이란 합의론에도 기뢰·보복 우려에 정상화 난망

  • WTI 120달러 근접 후 94달러대…"올여름 새 고점 가능성"

호르무즈 해협 사진AP·연합뉴스
호르무즈 해협 [사진=AP·연합뉴스]
미국 투자은행 파이퍼 샌들러가 호르무즈 해협의 항행 제한이 장기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과 이란의 합의 임박론이 나오는 상황에서도 상업 선박 흐름이 단기간에 정상화되기는 어렵다는 판단이다. 이 같은 제약이 유가 재급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다.
 
26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파이퍼 샌들러의 에너지·거시경제팀은 최근 고객 메모에서 “호르무즈 해협은 앞으로 몇 달간 사실상 폐쇄 상태에 가까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공급 부족이 더 심각해지면서 유가가 올여름 새 고점을 찍을 것”으로 내다봤다.
 
파이퍼 샌들러는 이 해상로의 상업 선박 통행이 다음 주나 다음 달에도 위기 전 수준의 50%까지 회복될 가능성이 작다고 봤다. 미·이란 합의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지만, 실제 운항 재개로 이어질지는 별개의 문제라는 뜻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3일 이란과의 합의안 협상이 상당 부분 마무리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후 미군은 이란 남부 미사일 발사 시설과 호르무즈 주변 기뢰 설치 관련 선박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협상 기대와 군사 충돌이 동시에 이어진 셈이다.
 
테헤란도 항행 재개의 조건을 시사했다. 이란 외무부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항행에는 그에 따른 대가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파이퍼 샌들러는 이란이 해협을 완전히 열기보다 선박 통행 문제를 협상 지렛대로 활용할 것으로 분석했다.
 
미국과 이란의 계산도 정상화를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꼽혔다. 파이퍼 샌들러는 “미국이 이란의 보복이 주변국과 글로벌 공급망으로 번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이란 지도부는 “현재 자신들에게 협상력이 있다고 판단해 타협에 나설 유인이 크지 않다”고 봤다.
 
호르무즈는 중동산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가 아시아로 향하는 핵심 통로다. 평시에는 세계 해상 원유 물동량의 약 5분의 1이 이곳을 지났다. 그러나 전쟁 확대 이후 선박 추적 자료에서는 통행량이 거의 제로에 가까운 수준으로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가는 전쟁 초기 한 차례 급등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충돌이 본격화된 직후 배럴당 120달러에 근접했지만, 이후 94달러 안팎으로 내려왔다. 파이퍼 샌들러 전망대로 유가가 새 고점에 도달하면 세계 경제와 증시에도 다시 부담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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