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성장 막힌 4대 금융, 하반기 새 먹거리 찾는다

  • 가계대출 규제·연체율 상승에 수익 전략 재정비

  • KB는 자본 효율, 신한은 AX, 하나는 디지털자산, 우리는 비용 절감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 본사 전경 사진각 사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 본사 전경 [사진=각 사]
가계대출 규제와 연체율 상승으로 은행 중심 성장 공식이 흔들리면서 4대 금융지주가 하반기 수익 전략 재정비에 들어간다. 상반기 역대급 실적에도 하반기에는 대출 확대가 쉽지 않은 만큼 비이자이익, 기업금융, 디지털자산, 비용 효율화가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를 시작으로 KB·하나·우리금융지주 등 4대 금융지주가 다음 달부터 하반기 경영전략회의를 순차적으로 개최한다.

하반기 경영전략회의는 상반기 실적을 점검하고 하반기 인사 이후 경영 전략을 재정비하는 자리다. 올해 금융권의 최대 화두는 대출 너머의 성장이다. 4대 금융지주는 올 1분기에만 5조3000억원 넘는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하반기에는 가계대출 규제와 건전성 부담으로 대출 중심 성장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기업금융, 비이자이익, 비은행 부문, 인공지능 전환(AX) 등이 주요 논의 대상으로 오를 것으로 보인다.

KB금융지주는 양종희 회장의 임기가 오는 11월 끝나는 만큼 급격한 전략 변화보다는 자본 효율과 비은행 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 KB금융은 올 초 KB증권을 상대로 7000억원 유상증자를 한 데 이어 지난 26일에도 1조원 규모 추가 증자를 단행했다. 단순한 내실경영을 넘어 증권·자본시장 부문을 키우면서도 그룹 전체 자기자본이익률(ROE)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전략이 주요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자회사인 KB국민은행은 4대 시중은행 가운데 지난해 유일하게 가계대출 총량 목표치를 초과한 만큼 올해는 법인영업과 우량 기업대출 확대를 통해 가계대출 의존도를 낮추는 방안도 논의될 전망이다.

신한금융그룹은 AX를 통한 그룹 영업 체계 고도화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은 연임 이후 줄곧 “기술 변화에 발맞추는 금융을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은행·카드·증권·보험 기능을 단일 애플리케이션에서 이용할 수 있는 ‘신한 슈퍼SOL’을 내놓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하반기에는 단순한 앱 통합을 넘어 AI 기반 고객관리, 심사 고도화, 그룹 데이터 통합, 비대면 영업 경쟁력 강화 등이 주요 과제로 다뤄질 가능성이 크다.

하나금융지주 역시 내달 중 전략회의를 열고 디지털자산과 스테이블코인 등 신사업 주도권 확보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은 금융지주 가운데 처음으로 가상자산업계 1위인 두나무에 1조원 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이에 따라 향후 스테이블코인 발행은 은행이, 유통은 가상자산거래소가, 결제 인프라는 빅테크가 맡는 역할 분담 가능성이 시장에서 거론되고 있다. 하나금융은 올 하반기 다시 논의될 디지털자산 법제화 흐름에 맞춰 은행·증권·카드 등 계열사가 참여할 수 있는 신규 사업 전략을 가다듬을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금융지주 주요 임원진도 내달 말 한자리에 모여 수익성 방어와 비용 효율화를 핵심 과제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은 올 1분기 4대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실적이 감소했다. 비은행 포트폴리오가 상대적으로 약한 데다 기업금융 성과가 가시화되기까지 시간이 필요한 만큼 단기적으로는 판매관리비 등 비용 절감을 통해 수익성을 방어하는 전략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동시에 증권·보험 등 비은행 부문 강화 방안도 중장기 과제로 논의될 가능성이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연체율이 높아지고 가계대출 규제가 이어지면서 예전처럼 대출을 늘려 이익을 키우는 방식은 한계에 부딪치고 있다”며 “하반기 금융지주의 경쟁은 누가 대출 밖에서 안정적인 수익원을 찾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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