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생태계 혁신 포럼] 이세돌 "AI 시대, 바둑보다 중요한 건 서사와 철학"

  • 알파고 대국 10년…"AI 이해·활용 여부가 새로운 문맹 가른다"

  • "AI는 효율을 높여도 통찰·판단은 인간의 몫…가이드라인 필요"

이세돌 UNIST 기계공학과 특임교수가 9일 오후 서울 중구 더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ABC 개국 기념 AI 생태계 혁신 포럼에서 알파고 대국 10년 새로운 문맹의 시대 라는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20260709 사진유대길 기자dbeorlf123ajunewscom
이세돌 UNIST 기계공학과 특임교수가 9일 오후 서울 중구 더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ABC 개국 기념 AI 생태계 혁신 포럼'에서 '알파고 대국 10년 새로운 문맹의 시대' 라는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2026.07.09 [사진=유대길 기자dbeorlf123@ajunews.com]

이세돌 전 프로 바둑기사 겸 유니스트 특임교수는 "AI를 이해하고 활용하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의 격차는 과거 문맹과 비문맹의 차이만큼 벌어질 것"이라며 인공지능(AI) 시대에는 기술보다 이를 활용하는 역량과 인간만의 철학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9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 서울에서 열린 'ABC 개국 기념 AI 생태계 혁신 포럼'에서 '알파고 대국 10년, 새로운 문맹의 시대'를 주제로 기조강연을 진행하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2016년 알파고와의 대국을 AI 시대의 전환점으로 꼽았다. 당시에는 단순한 이벤트로 여겼지만, 지금 돌아보면 AI가 사회 전반을 바꾸는 출발점이었다고 설명했다.

최근 알파고 개발자인 데미스 허사비스와 만난 이 교수는 "알파고를 통해 확신을 얻은 뒤 곧바로 알파폴드 개발에 착수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AI 혁신은 한 분야의 성과에 그치지 않고 다른 산업으로 빠르게 확산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AI 시대를 선도하기보다 늘 좋은 협력자에 머물러 있다"며 "이제는 AI를 주도하는 국가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AI가 생산성을 높이는 동시에 격차도 키우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AI 바둑 프로그램이 보급되면 실력이 평준화될 것으로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AI를 더 잘 이해하고 활용한 사람이 더 강해졌다"며 "상위 기사와 하위 기사 간 격차가 오히려 더 벌어졌고, 이러한 현상은 다른 산업에서도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2018년 이미 바둑계에서 이런 변화를 이야기했지만 당시에는 '바둑만의 일'이라는 반응이 많았다"며 "이제는 모든 산업에서 AI 격차가 현실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AI를 무조건 신뢰해서는 안 된다고도 했다. 그는 "AI는 명확한 규칙이 있는 영역에서는 압도적인 능력을 발휘하지만 모든 것을 맡길 수는 없다"며 "방향을 제시하고 기획하고 설계하며 최종 판단하는 것은 결국 인간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특히 AI 시대일수록 인간만이 가진 서사와 철학의 가치가 더욱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프로기사는 단순히 좋은 수를 두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인생과 신념, 철학을 담아 대국에 임한다"며 "AI는 효율성과 정답에서는 인간을 앞설 수 있지만 서사를 바탕으로 한 신념과 철학은 만들어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미술과 음악 역시 뛰어난 결과물을 만드는 것보다 그 안에 어떤 삶과 철학이 담겨 있는지가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AI 활용을 위한 가이드라인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AI의 중요성을 몰라서가 아니라 무엇을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막막해한다"며 "공신력 있는 채널이 검증된 정보와 활용 방향을 제시해야 AI 문맹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나 역시 AI를 활용해 매일 관련 뉴스를 요약받고 있지만, 정보가 우리 사회와 비즈니스에 어떤 의미를 갖는지 판단하는 것은 결국 인간의 몫"이라며 "AI가 전하는 신속한 팩트와 전문가의 검증된 통찰이 결합될 때 비로소 AI 시대의 길잡이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계 최초 AI 전문 채널인 ABC가 AI 시대의 이정표를 제시하는 역할을 해주길 기대한다"고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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