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생태계 혁신포럼] 이진영 신한은행 PB "AI 버블 진입 가능성 …그래도 최소 1년 더 간다"

  • "빅테크 투자 멈출 수 없는 '죄수의 딜레마'…반도체·전력 밸류체인 주목"

사진유대길 기자
[사진=유대길 기자]

인공지능(AI) 투자 열풍으로 글로벌 증시가 강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이 같은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투자 대상으로는 AI 투자 수혜가 집중되는 반도체와 전력 등 AI 하드웨어 밸류체인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진영 신한은행 프리미어 패밀리오피스 반포센터 PB팀장은 9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ABC 개국 기념 AI 생태계 혁신 포럼'에서 "현재 시장은 강세장 후반부에 진입했으며 AI 버블이 형성되기 시작하는 단계"라면서 "역사적으로 버블은 평균 5년 정도 지속됐고 금리 사이클 등을 고려하면 지금 강세장은 적어도 1년 정도의 잔여 기간이 남아 있다"고 밝혔다.

현재의 기술 혁신이 대중적 낙관론을 이끌면서 AI 투자 사이클은 쉽게 꺾이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 팀장은 "6개월에 한 번씩 대규모언어모델(LLM) 성능이 두 배씩 개선되는 상황에서 데이터센터 투자를 6개월만 멈춰도 경쟁사들은 그 사이 더 많은 반도체를 확보하고 더 큰 AI 컴퓨팅 파워를 갖게 된다"며 "1~2년 투자를 쉬는 것은 그동안 투자한 자산을 매몰자산으로 만드는 것과 같아 플랫폼 사업을 포기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제학에서 말하는 '죄수의 딜레마'처럼 빅테크 기업들은 서로 눈치를 보며 투자를 멈출 수 없는 구조"라며 "AI 투자 경쟁은 앞으로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투자 경쟁의 직접적인 수혜는 빅테크보다 AI 하드웨어 기업이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빅테크가 쓰는 자금은 결국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같은 메모리 업체와 GPU·CPU, 전력 인프라 기업으로 흘러간다"며 "동아시아 3국의 하드웨어 기업들이 높은 주당순이익(EPS)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는 반면, 하이퍼스케일러(대규모 데이터센터 운영 기업)의 이익 증가율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AI 투자 사이클이 진화하면서 수혜 업종도 계속 바뀌고 있다. 초기에는 엔비디아의 GPU와 고대역폭메모리(HBM)가 AI 학습을 이끌었다면 최근에는 추론 중심으로 시장이 이동하면서 CPU와 D램, 낸드플래시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AI는 데이터센터라는 물리적 인프라가 필수적인 만큼 GPU와 메모리뿐 아니라 네트워크 장비, 전력 설비 등 병목이 발생할 때마다 새로운 수혜 산업이 등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앞으로는 소버린 AI와 피지컬 AI 확산으로 관련 밸류체인이 더욱 넓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의 반도체주 조정 역시 AI 투자 사이클이 꺾였기 때문이라기보다 단기적인 순환매 성격이 강하다고 봤다. 이 팀장은 "최근 빅테크 주가가 다시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결국 중요한 것은 빅테크가 어디에 돈을 쓰느냐"라며 "주가 측면에서는 AI 하드웨어 밸류체인이 상대적으로 더 유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삼성전자의 주가수익비율(PER)은 4.9배, 마이크론도 7배까지 낮아졌다"며 "실적은 계속 증가하는데 밸류에이션은 오히려 낮아지고 있어 '버블이 이미 꺼졌다'거나 '버블이 끝났다'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다만, AI 투자 사이클이 영원히 지속되는 것은 아닌 만큼 경계해야 할 신호도 함께 제시했다. 신용융자 급증, 무분별한 기업공개(IPO), 적자 기업 중심의 투기 과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공격적인 연속 금리 인상을 대표적인 고점 신호로 꼽았다. 또 메타와 오라클 등 하이퍼스케일러의 AI 투자와 자금조달 동향이 향후 AI 투자 사이클의 지속 여부를 가늠할 중요한 선행지표가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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