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동차 제조사들이 공장가동 중단, 정상근무 단축, 주말 특근 및 잔업 중단 등으로 생산량 줄이기에 들어가자 관련 협력업체들도 경영에 비상이 걸렸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자동차 부품업체 270여개사로 구성된 한국자동차공업협동조합은 원청업체인 자동차 제조사들의 감산에 맞춰 잔업ㆍ특근 중단, 연월차 휴가 사용, 근무시간 단축 등으로 생산량을 줄여나가고 있다.
일부 조합원사들은 인력 구조조정에 들어간 곳도 있으며 상당수 조합원사들도 조만간 인원감축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자동차조합 관계자는 전했다.
특히 전체 수주물량에서 70% 가량을 차지하는 현대ㆍ기아차가 특근과 잔업 중단 등으로 실질적인 감산에 들어가기로 해 앞으로 피해가 더 커질 전망이다.
조합원사들은 이에 따라 최근 정부와 간담회를 갖고 유동성 문제 해결, 환율과 노사관계의 안정화 등을 건의하기도 했다.
자동차조합 관계자는 "내년 1분기 가동률이 현재보다 30%까지 떨어질 것으로 보고 조합원사들이 자구노력에 들어갔다"며 "현대ㆍ기아차가 본격 감산에 들어가면 위기가 현실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동차 제조사의 2차 협력업체인 주물 중소기업들은 '감산 한파'를 피부로 느끼고 있다.
한국주물공업협동조합에 따르면 지난 달 들어 수주물량이 20%정도 줄어 조합원사들이 주6일 근무에서 4-5일로 조정하는 등 조업 단축에 들어갔다.
대기업이 감산에 들어가면 1차 협력업체들이 앞으로 생산량이 줄 것으로 예상해 2차 협력업체에의 발주물량을 줄이기 때문에 2차 이하 협력업체들은 바로 타격을 받는다.
게다가 원청업체들이 경기가 안 좋다는 이유로 과도하게 납품단가의 인하를 요구하고 있어 이중고를 겪고 있다.
주물조합 관계자는 "10월까지 그런대로 괜찮았는데 지난달 갑작스럽게 물량이 줄었다"며 "대기업이 감기에 걸리면 1차 업체는 입원하고 2차 업체는 중환자실에 가게 된다"고 말했다.
볼트, 너트 등 파스너(fastener) 제품을 만드는 중소기업도 앞날이 막막하다. 건설업이나 전자업체에도 물량을 납품하고 있지만 자동차 업체의 비중이 절반가량이 되기 때문에 수주량 감소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 들어 원자재인 선재의 가격이 크게 올라 채산성이 나빠진 상황에서 물량 감소까지 겹치게 돼 어려움을 한층 더 한 실정이다.
파스너조합 관계자는 "현대·기아차까지 잔업.특근을 줄이겠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어 앞으로 더 힘들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원자재 값이 올랐지만 그만큼 납품단가가 오르지 않아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생산량까지 줄게 돼 걱정이 태산"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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