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던 인천 부동산 시장에 '희망의 빛'

  • 인천시 아시안게임 주경기장 신축 결정 인천타워 층수 100층으로 낮춰 재추진

(아주경제 유희석 기자) 주요 개발사업이 줄줄이 취소위기에 몰리며 휘청거리던 인천 경제자유구역 3인방에 '희망의 빛'이 비추기 시작했다.

막대한 부채 문제로 주경기장을 새로 짓는 문제에 소극적이던 인천시가 결국 규모를 축소해 신축하는 것으로 결정한데다 주요 개발사업도 사업추진에 유리한 쪽으로 계획을 수정하고 있어 향후 전망을 밝게하기 때문이다.

송영길 인천시장은 7일 오전 인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2014년 아시안게임의 주경기장을 서구에 신축하기로 최종결정했다고 발표했다.

다만 약 3180억원을 들여 7만석 규모로 서구에 지어질 예정이었던 아시안게임 주경기장은 6만석(고정석 3만, 가변석 3만) 규모로 축소됐다. 사업비도 2200억원으로 낮아졌다.

당초 송영길 시장은 지난 6월 2일 지방선거를 통해 시장에 당선되며 아시안게임 주경기장 신축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시의 부채 규모로는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이 이유였다. 

송 시장은 또 선수촌과 미디어촌 아파트 약 4500가구의 건설계획도 재검토하기로 했다. 이에 서구나 인근 청라지구 부동산 시장은 공황상태에 빠졌다.

실제로 국민은행의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인천시 서구의 주택매매가격은 지난 6월 전월 대비 0.9% 떨어진데 이어 7월에는 -0.6%, 지난달 -0.4%로 계속 하락세를 나타냈다. 이는 같은 기간 인천시 전체 주택가격 하락폭의 2~3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하지만 결국 인천시가 주경기장의 규모는 줄이지만 새로 짓기로 함에 따라 지역 부동산 시장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청라지구에서 아파트 분양을 계획 중인 건설사 관계자는 "원래 올 가을 분양 예정이었지만 주경기장 신축 재검토 논란 등으로 시장 분위기가 너무 안 좋아 내년으로 분양을 미룬 상황"이라며 "주경기장이 서구에 신축되는 것으로 결론이 난 만큼, 향후 청라지구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 송도지구의 상징으로 계획됐지만 현재는 사업비 조달 등의 문제로 사실상 공사가 중단된 151층 인천타워를 100층 정도로 규모를 줄여 추진하는 방안이 추진 중이다.

오는 2015년까지 3조원 이상의 사업비를 쏟아 붙는 것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상황에서 사업 추진을 위한 대안을 찾자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최근 인천타워 사업자인 송도랜드마크시티유한회사와 정책조정회의 등을 갖고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방법 마련에 주력하기로 했다.

이밖에 인천 영종도와 청라지구를 잇는 제3연륙교 건설이 인천시의 승인을 받아 연내 착공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주요 개발사업이 점차 제자리를 찾아가는 모습이다.

다만 이들 호재가 지역 부동산 시장에 직접적인 호재로 작용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그동안 공급된 물량이 너무 많고 비교적 짧은 시간에 급등한 주택가격이 부담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스피드뱅크 이미영 분양팀장은 "송도·청라 등이 인기청약지로 떠오른 배경은 인천의 미래가치에 기반하고 있었다"며 "주요 개발계획이 타격을 받아 미래가치가 불투명해진 현재 상황에서 부동산 시장이 당장 호황을 누리기는 힘들어 보인다"고 전망했다. 

xixilif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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