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티후아나= 아주경제 이하늘 기자)미국 서부 남단인 샌디에고에서 고속도로를 타고 국경을 넘어 멕시코 특유의 황량한 구릉을 지나오길 50분여, 푸른색 삼성로고가 눈에 들어온다.
멕시코 최북단 티후아나 시에 위치한 ‘엘 플로리도’(El Florido) 공단에 들어선 것. 이 공단은 멕시코 정부가 경제발전을 위해 조성한 것으로 삼성 TV 생산법인인 ‘SAMEX’를 비롯해 삼성SDI·코카콜라 등 글로벌 기업의 북미 전초기지가 자리잡고 있다.
멕시코 최대 공단 중 하나인 엘 플로리도에 입주한 34개 기업가운데 SAMEX와 삼성 협력사의 수는 7개에 달한다. 그 규모 역시 최대 수준으로 삼성은 멕시코 공업 발전에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총 8만4000평의 SAMEX 공장은 삼성전자 TV 제품의 20%를 생산한다. 전세계 14개 TV 생산법인 가운데 가장 비중이 높은 생산법인인 것.
아울러 이곳에서 생산되는 제품은 북미와 중남미 등 삼성TV의 주요 소비시장의 물량을 도맡고 있다.
전체 임직원 수는 3181명. 이 가운데 국내 출신 해외 주재원은 14명에 불과하다. 완벽한 현지화에 성공한 것. 품질과 생산성도 높다.
중남미 특유의 낙천적인 성격을 갖고 있는 멕시코인들을 주축으로 한 이 공장이 이토록 높은 효율성을 가진 이유는 무엇일까?
SAMEX 법인장 김석기 상무는 “셀 방식으로 전환한 2007년 이후 제조공정과 공유면적은 현격히 줄어든 반면, 생산량은 30% 이상 증가돼 명실공히 세계 최고 수준의 생산성을 갖추게 됐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현지 특화형 셀 방식 도입은 작업자들의 전문성과 책임의식을 강하게 해 품질도 눈에 띄게 좋아 졌다”며 “과거 북미 거래선의 납품물량을 제때 납품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지만 지금은 고객사들이 원하는 품질과 수량을 적기에 공급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제조라인에 들어서자 분주하게 움직이는 현지 생산직 직원들의 손놀림과 발걸음이 분주하다. 한국의 숙련된 오퍼레이터들과 그 속도 등이 뒤처지지 않을 것 같다. 오히려 더 빠른 듯한 느낌이다.
최고 비수기인 1월임에도 생산라인은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지난해 성수기 하루 평균 최대 7만대까지 생산했던 이 공장은 현재 4만5000대 상당의 TV를 생산한다. 아울러 올해에만 1200만대 생산목표를 갖고 있다.
SAMEX는 각 제품 및 부품에 대해 직원 개별적으로 책임을 지는 제도를 도입해 이들의 책임감을 높이고 있다. 아울러 생산 수량 및 품질에 대한 점검을 통해 매주 우수사원에 대한 성과급을 지급하면서 이들 직원들에게 동기부여를 제공한다.
법인 내부에 병원·보육원 등을 배치해 직원들의 복지를 향상한 것도 이들의 근로의욕을 높이고 있다. 인근 대학의 우수한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하고 졸업 후 이들을 채용하는 산학협력 역시 활발히 진행중이다.
현지 출신으로 SAMEX 생산직으로 입사해 20년간 근무한 이람(Hiram) 상무는 “삼성은 사회봉사와 산학협력 등에도 적극적이고, 임직원 복리후생 제도가 뛰어나다”며 “주변에 SAMEX 근무를 희망하는 지인들은 상당히 많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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