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진타오 주석은 왜 '공자'를 선택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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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1-24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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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간' 강조 내세워 문화통한 국가이미지 제고 나서

‘공자’가 중국 문화의 전령사가 될 전망이다.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21일 미국 일리노이 주 시카고 시에 위치한 미국 최초의 ‘공자학원’을 방문하면서 공자학원에 새삼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공자학원은 중국이 자국 문화를 알리기 위해 2004년 해외 각국에 설립한 일종의 문화•교육센터다. 작년까지 전세계 91개국에 총 322곳이 설치됐다. 서울에서는 설립 원년인 2004년 처음 문을 열었다. 공자학원보다 훨씬 먼저 생긴 여러 나라에 퍼진 국가 차원의 대표적인 문화센터로는 영국문화원(British Council), 프랑스의 알리앙스 프랑세즈, 독일의 쾨테 인스티투트가 있다.

후진타오 주석의 공자학원 방문은 그 배경과 의의에서 많은 관심을 이끌어 내고 있다. 중국이 문화 중국의 이미지를 강화하기 위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다는 것이 지배적인 관측이다.

경제력을 바탕으로 중국의 국력이 크게 신장되고, 세계 주요 2개국(G2)으로 널리 인식되면서 국제사회에서는 중국에 대한 경계 수위가 높아가는 조짐이 뚜렷하다. 게다가 작년 다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 열도) 문제를 비롯한 일련의 국제적 분쟁사안과 관련해 중국이 보인 강경한 태도는 중국 위협론에 다시 불을 지피는 계기가 됐다.

이에 중국이 문화를 통한 ‘이미지 메이킹’에 나서게 된 것. 중국 정부는 올해부터 5년 동안 추진되는 '12.5규획(12차5개년 계획)’에서 자국 문화 전파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소프트파워(軟實力)’제고를 핵심 과제에 포함시켰다.

소프트파워 향상의 일환으로 후 주석은 방미일정 중 공자학원 방문을 선택했다. 그렇다면 왜 ‘공자’인가?

공자는 인의예지(仁義禮智)를 강조한 중국의 대표 사상가이다. 인간의 도리와 예절을 강조한 공자를 새삼 내세움으로써 중국의 성장이 패권이나 팽창주의로 연결돼 세계에 해를 끼치지 않을 것이라는 간접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이 대목과 관련해서는 후 주석 자신이 워싱턴 기자회견에서 중국이 패권을 추구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중국은 공자학원 외에 규모가 더 작은 어린이 대상 공자교실도 세계 각국에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한편 중국 정부는 문화 보급을 위해 현재 어학교육 중심으로 운영되는 공자학원과 공자교실의 기능을 대폭 강화할 예정이다.

특히 공자의 고향인 취푸(曲阜•곡부)가 위치한 산둥성 주도로 공자의 사상과 정신을 세계에 전파할 ‘공자아카데미’ 설립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중국 중앙정부와 산둥성 정부는 중국의 유명 서예가에게 공자아카데미 설립 사업을 위임하고, 세계 각국에 공자아카데미를 설립하기 위한 준비작업에 돌입했다.

구체적인 사업내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공자아카데미는 공자의 업적과 정신을 알리는 일을 통해 중국 문화 전파의 선봉장 역할을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산둥성 지난시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공자에 대한 관심이 높고, 유교문화의 전통이 강한 한국이 공자아카데미 1호 설립의 최적지로 거론되고 있다.

산둥성 지난시 관계자는 “한국에 공자아카데미가 설치되면 최근 중국 베이징의 톈안먼 광장 옆 국가박물관에 세운 대형 공자상과 같은 공자상을 중국에서 제작해 한국의 공자아카데미에 설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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