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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총재는 지난해 4월 취임과 함께 한은 개혁을 강조해왔다. 한은 조직이 지나치게 폐쇄적이고, 나태하며,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그는 한은에 새 옷을 입히기 위해 그동안 △업무강도 강화 △국제기구 파견 확대 △수석 이코노미스트 도입 △조직 개편 등을 단행했다. 특히 1982년 입행인 박원식 총무국장을 부총재보로 임명하는 등 파격 인사를 통해 충격요법을 가했다.
'절간'에 비유되는 정태(靜態)적 조직 한은으로서는 김 총재의 이 같은 급진적 변화가 반가울 리 없다.
때문에 한은 임직원들은 김 총재를 두고 '피터팬 같은 분이다', '실력과 인격은 훌륭하지만 중앙은행 총재에는 알맞지 않다'는 식의 평가를 내린다. 점잖은 표현 같지만 김 총재를 아직 한은 식구로 인정하지 못하겠다는 뜻이다.
더구나 김 총재가 자신에 대한 임직원들의 평가를 감시하기 위해 내부 감찰단을 돌린다는 근거없는 소문이 도는 등 불신감이 팽배하다. 김 총재와 한은 임직원 간 갈등이 커지고 있는 셈.
연성 노조로 유명한 한은 노동조합이 이번에 실시하려던 외부평가에 크게 반발하고 나선 것도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했다.
오래된 조직일 수록 변화가 필요하다. 하지만 그런 조직은 변화하기 어렵다.
김 총재가 한은을 옳은 길로 이끌고, 시대의 요구에 부응하는 조직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일방향적인 태도보다는 상호 이해를 높일 필요가 있다. 한은 개혁의 당위성과 목적을 임직원들에게 이해시키고 협조를 구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또 통화정책 운용에 있어 지나치게 정부의 입장을 대변하던 포지션에 변화가 필요하다. 그가 한은의 중립성과 독립성을 지키는 노력을 보인다면, 한은 임직원는 물론 시장의 신뢰도 되찾을 수 있다.
아울러 급진적인 변화보단 낮은 단계부터 순차적인 개혁이 요구된다.
김 총재가 취임한 지 이제 갓 9개월 밖에 지나지 않았다. 그가 개혁을 추진하기엔 아직 시간과 기회가 많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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