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향타 잃은 MB 노믹스…기업 피해 '눈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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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5-01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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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병용 기자)  '기름값 및 통신요금 인하 압력, 초과이익공유제, 연기금 주주권 행사….'

이명박 정부가 집권 초기와 달리 반(反) 비즈니스 프렌들리 정책을 내세우면서 기업들의 한 숨이 깊어지고 있다.

성장률에 집착했던 현정부의 '고환율 저금리' 정책이 수입 물가를 잡는 데 실패하면서 물가불안을 자초했다는 비판도 거세다.

문제는 이러한 정책 실패의 책임을 기업들이 고스란히 떠안는 것이다.

이로 인해 실적 악화 및 주주가치 하락, 관치논란 등 기업 안팎의 경영 환경은 갈수록 불투명해지고 있다.

◆포스코 영업이익 감소…연관업체 혼란

포스코는 원료가격 급등에도 정부의 강력한 물가안정 정책에 따라 9개월 가량 가격인상을 늦춰 오다가 지난달 19일 가격을 올렸다.

이 기간동안 영업이익률은 급속하게 악화됐다. 포스코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률은 7.1%에 불과했다. 올 1분기 영업이익률도 10% 수준에 머물렀다. 지난해 같은 기간 20% 수준에 비하면 터무니없는 수치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2분기 원료가격은 철광석이 전기대비 25% 증가한 t당 171달러, 원료탄은 코크스 주원료인 강점탄이 47% 상승한 330달러 수준"이라며 "포스코는 원료가격 인상분을 제때 제품가에 반영하지 못하면서 영업이익률이 크게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관련 제조업체들의 부담도 덩달아 늘었다. 포스코의 가격인상 지연으로 일본과의 열연가격 협상타결 지연 등 냉연업계의 경영 불확실성도 가중됐다. 수출에서도 가격 인상을 수요가들에게 설득시키기 어려운 실정이다.

자동차·조선·가전 등 철강재 수요가 많은 기업들도 정책 결정에 혼선을 빚고 있다. 자동차 부품소재 업체 관계자는 "수입 등 소재가격은 오르고 있지만 포스코의 출고가격 발표가 늦어지면서 제품 가격 인상을 함께 늦추고 있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조선소들도 선주들의 발주 문의가 이어지고 있지만, 선가의 20%를 차지하는 후판가격이 결정되지 않는 상태에서 쉽사리 협상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기업, 정부 눈치보기 '급급'

산업계 전반에 걸쳐 정부의 압박은 여전히 거세다. 액화석유가스(LPG) 수입·판매사인 E1은 지난달 30일 프로판 및 부탄가스의 5월 충전소 공급가격을 4월보다 ㎏당 69원 올리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E1의 발표는 5시간 만에 뒤집혔다. 업계에서는 E1이 국제 LPG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해 인상이 불가피하지만 정부의 요청으로 동결한 것 아니냐고 관측했다.

특히 정부는 올해 들어 정유사와 통신사에 대대적인 압력을 행사하며 가격 인하를 유도했다. 결국 SK에너지 등 정유사들은 가격 인하에 '울며 겨자먹기'로 나섰다. 서울우유 역시 지난 2월 인상 계획을 발표한지 반나절 만에 입장을 철회한 바 있다.

재계 관계자는 "이명박 정부가 성장 목표치를 높게 잡으면서 수출에 집착했다"며 "이를 위해 고환율 저금리 정책을 펼치면서 수입 물가가 상승하는 역효과가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관치부활 논쟁까지…

이런 가운데 곽승준 미래기획위원회 위원장의 '연기금 주주권 행사' 발언이 더해지면서 기업들의 압박감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곽승준 위원장이 직접 언급한 삼성전자·포스코·KT 등이 이미 글로벌 기업인만큼 정부의 직접 개입이 오히려 이들의 주주가치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 관계자는 "국내 연기금의 지배구조는 사실상 정부의 입김 아래 놓여 있다"며 "비전문가들이 글로벌 기업의 경영권을 간섭하면 의사결정의 신속성이 훼손되는 등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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