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미호 기자)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년만에 5%대로 올라선데는 채소류와 금반지의 가격 상승 영향이 컸다. 지난달 태풍과 집중호우로 채소류 가격이 급등했고 금반지는 국제 금값이 상승한데 따른 것이다.
1일 통계청이 발표한 '8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8월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전년 동월대비 5.3%를 기록, 2008년 9월(5.1%) 이후 35개월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특히 전월 대비 증가폭은 0.9%로 통계청은 채소류와 금반지 가격 상승이 물가상승을 주도했다고 분석했다.
전월 대비 상승률 0.9% 가운데 채소류와 금반지가 기여한 비중은 0.65%p로, 이를 기여율로 환산하면 71.4%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즉, 전월 대비 상승률의 절반 이상을 채소류와 금반지가 견인했다는 뜻이다.
채소류는 계속된 집중호우와 태풍에 따른 작황부진, 산지 출하 지연으로 가격이 급등하면서 전월 대비 31.8%나 뛰었다.
금반지는 세계경제 불확실성이 증가하면서 국제금값 상승의 영향을 받아 전월 대비 11.9% 상승했다.
석유제품은 전년 동월비로는 15.2%, 전월비로는 0.8% 상승했다. 국제유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국내 가격에 반영되는데 2~3주 정도 시차가 걸린다는 점에서 가격 상승세가 지속됐다.
농산물과 석유류 가격을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도 전년 동월비 4.0% 오르면서 2009년 4월 이후 28개월만에 처음 4%대를 기록했다.
임종룡 재정부 차관은 "수요측 압력에서는 원자재 가격이 미치는 심리적 영향이 크게 작용한다"며 "농수산물 가격이 실제로 떨어지려면 기대 인플레이션율과 근원물가 지수가 안정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금반지의 경우, 소비지출 품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다는 점을 감안해 통계청이 개편하고 있는 물가통계 항목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8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이 예상보다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정부가 제시한 올해 물가목표 4% 달성은 어려울 전망이다.
지난 1월부터 8월까지 평균 물가상승률은 4.5%로, 연 평균 4.0%를 달성하려면 적어도 3.0%가 나와야 한다.
하지만 9월 역시 이른 추석으로 물가상승 요인이 산재해 있어 3%대 기록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재정부는 9월 물가 전망을 3%대로 하락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지만, 농산물 수급과 국제유가 변동가능성 등 불확실성도 상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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