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갑 현대오일뱅크 사장 “고도화증설 완료… 이젠 신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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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9-01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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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오일뱅크가 1일 충남 대산공장에서 제2중질유 분해시설 준공식을 가졌다. 사진 왼쪽부터 대림산업 김윤 사장, 현대건설 정수현 사장, 현대중공업 민계식 회장, 현대오일뱅크 권오갑 사장, 일본 코스모오일 모리카와 부사장, 현대백화점 경청호 부회장, 현대오일뱅크 김태경 노조위원장이 새로 준공한 고도화 설비를 배경으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아주경제 이재영 기자)“정유시설 고도화는 마무리됐다. 이제는 새로운 사업을 해야 한다.”

권오갑 현대오일뱅크 사장은 1일 제2중질유 분해시설 준공식에서 고도화율 1위(30.8%) 업체로 등극한 것에 대한 소감과 함께 향후 신사업에 박차를 가할 뜻을 내비췄다. 신사업의 내용은 BTX(벤젠·톨루엔·자일렌)와 윤활기유, 프로필렌 사업이다.

BTX는 이미 일본 코스모석유와의 합작회사인 HC페트로켐이 설비 증설을 추진하고 있다. 윤활유 사업은 현재 현대오일뱅크가 SK루브리컨츠측에 판매하고 있는 윤활기유를 자체사업으로 확대·전환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마찬가지로 프로필렌도 고도화설비에서 나오는 프로필렌을 정식 사업으로 전환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프로필렌은 석유화학제품의 원료로 쓰인다. 권 사장은 또한 내년 유가증권시장 상장 계획에 대해 “현대중공업그룹에서 내년 5~6월 안에 하는 것을 계획하고 있는데, 시장 상황에 따라 유동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작년 현대중공업그룹에 인수된 이후 현대오일뱅크는 이처럼 신사업을 추진하고 내년 상장을 계획하는 등 사업확장에 본격 나서고 있다. 그러면서 내수시장 점유율도 증가하는 추세다. 점유율이 작년 18%대에서 올해 20%까지 올랐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국내 판매에 드라이브를 거는 게 아니라 우리가 당연히 공급할 수 있는데 놓치고 있었던 부분을 보완해서 큰 진전을 이룬 것”이라며 “매년 1%씩 올리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고도화율 1위 업체 등극=이날 현대오일뱅크는 창사 이래 최대규모인 2조6000억원이 투입된 제2고도화 설비 준공식을 가졌다. 고도화시설은 원유를 정제할 때 나오는 벙커C유와 아스팔트 등의 중질유를 부가가치가 높은 휘발유나 경유로 전환하는 설비이다.

현대오일뱅크는 기존 6만 8000배럴 규모의 수소첨가분해공정(HCR)인 제1고도화시설과 함께 5만 2000배럴의 제2고도화시설을 준공함으로써, 전체 일일 원유처리량 39만배럴 중 12만 배럴의 고도화가 가능해져 업계 최고인 30.8%의 고도화율을 달성하게 됐다. 고도화율이 높을수록 부가가치가 높은 경질유 생산량이 증가하기 때문에 배럴당 정제 마진을 크게 개선시킬 수 있다.

권 사장은 “정주영 창업자의 개척정신과 도전정신이 살아있는 서산서 현대오일뱅크의 제2고도화 설비를 준공해 기쁘고 영광스럽다”며 “창업자의 창조적 정신을 계승해 현대오일뱅크는 재도약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오일뱅크 부활 신호탄=현대오일뱅크는 현대가 지난 1993년 정유업계 진출을 선언하며 당시 극동정유를 인수해 현대정유(現 현대오일뱅크)로 이름을 바꾼 회사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 2001년 외환위기에 이은 유동성 위기로 아부다비 IPIC로 경영권이 넘어가는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이후 약 10년만인 작년 현대중공업에 다시 인수됐다.

정유업계 ‘후발주자’로 평가받던 현대오일뱅크가 현대중공업 가족 일원으로 편입된 지 1년, 대산공장 고도화증설 및 일본과의 BTX 합작사업, 에너지 신사업 등 미래 수익사업을 위한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시설고도화로 수출 탄력=대산공장 제2고도화시설은 올해 1월, 국내 유사 규모 고도화 프로젝트로는 사상 최단 기간인 1년 6개월만에 기계적 준공을 마쳤다. 이후 수개월 동안의 성공적인 시운전을 마치고 현재 완벽에 가까운 가동율을 유지하고 있다.

제2고도화 증설을 계기로 무엇보다 수출실적이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1분기 660만 배럴을 기록했던 수출물량이 고도화 설비에서 제품이 본격 생산되기 시작한 2분기부터 927만 배럴로 약 39% 가까이 급상승했다. 수출금액 역시 2분기 10억9950만 달러를 달성, 전기 대비 62.3% 증가한 모습을 보이며 고도화 증설 효과가 가시화되고 있다.

▲신사업 추진 가속도=현대오일뱅크는 고도화 설비에 이어 BTX 등 석유화학 설비 투자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 7월 일본 코스모석유와 합작해 대산공장에 석유화학 기초 원료인 BTX 생산 공장을 대규모로 짓기로 했다. 총 공사비는 6000억원에 달한다.

신규 BTX 설비는 벤젠, 파라자일렌 등을 연간 100만t 생산하는 시설로 추가 설비가 완공되는 2013년 상반기에는 BTX 생산능력이 총 150만t으로 3배 가까이 늘어나게 된다. 이외에도 울산 신항만 대규모 저유소 건설, 대산공장 FBC 보일러 증설, 판교 기술지원센터 추진 등 종합에너지 기업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해외 시장 개척 나서=중국 상해(上海) 지사와 중동 두바이 지사를 10년 만에 개설하고 해외사업 개발팀을 신설하며 세계 시장진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현대오일뱅크가 해외 거점 지사망을 확충하는 것은 대산본사 제2고도화시설과 BTX 설비 등 증설 이후 늘어나는 제품의 수요처 확보와 프로필렌, 윤활유 사업 등 향후 검토하고 있는 여러가지 신사업에도 대비하기 위해서다. 실제로 지난해는 석유 제품 해외 직거래 비율도 37%에서 51%로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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