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국제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푸어스(S&P)는 그리스의 장기간 신용등급을 CC에서 선택적 디폴트로 강등했다. 선택적 디폴트는 일부 채무를 정해진 시간에 상환하지 못하는 상태로 디폴트 직전 단계를 일컫는다.
이는 그리스가 유로그룹에서 가까스레 2차 구제금융 지원을 약속 받고 독일 의회도 승인하는 등 해결 물꼬가 트일려고 하는 상황에서 벌어졌다. 그리스의 2차 구제금융안에 비관적인 시각을 보인 독일 의회는 이날 찬성 496표에 반대 90표, 기권 5표로 압도적인 지지로 그리스 2차구제안을 통과시켰다.
S&P는 이번 강등에 대해 “그리스 정부가 국채에 대한 부채 상환에서 집단행동조항(CACs)을 소급 적용에 따른 평가”라고 설명했다.
그리스 의회는 지난 23일 국채 1070억유로를 덜어내기 위해 민간채권단의 55%가 국채교환에 동의하면 채권단 전체가 강제적으로 국채교환에 동참하게 하는 CACs 조항을 삽입했다. S&P는 그리스가 민간 채권단으로부터 충분한 동의를 얻지 못하면 명백한 디폴트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었다.
이에 대해 그리스는 예상했던 일이라고 답했다. 에반겔로스 베니젤로스 그리스 재무장관은 이날 “이미 알려진 사실이고 예상했던 결과다”고 말했다.
베니젤로스 장관은 선택적 디폴트는 그리스가 민간채권단에 국채 교환을 요청, 다음달 12일까지 국채교환 절차를 마칠 때까지 지속되지만 “민간손실단(PSI)가 완료되면 다시 상향평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도 예고됐던 사안이기에 시장에 큰 영향이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피치는 지난 22일 그리스 국가신용등급을 CCC에서 C 등급으로 강등했었다. C등급 다음 등급은 선택적 디폴트다.
그러나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학교 교수는 이날 그리스는 유로존 탈퇴 외에는 대안이 없다고 주장했다.
폴 크루그먼 교수는 리스본의 강연을 통해 그리스의 경제 회복은 점차 어려워지고 있으며 유로존 탈퇴를 제외하고는 마땅한 대안이 사라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S&P는 이날 그리스 신용등급 강등에 앞서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의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했다. 부정적 등급 전망은 앞으로 3개월내 등그비 내려갈 확률이 50%에 달한다는 의미다.
이는 프랑스·오스트리아의 신용등급을 강등한데 따른 후속조치로 “EFSF가 채권 보증국들의 약화된 신뢰도를 상쇄할 정도의 충분한 신용강화 조치를 내놓지 못할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며 강등 이유를 설명했다.
현재 EFSF가 발행하는 채권을 보증하는 유로존 6개국 가운데 독일과 네덜란드, 핀란드, 룩셈부르크 등 4개국은 최고 신용등급인 AAA를, 프랑스와 오스트리아는 AA+를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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