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소형주택 의무 건립비율을 놓고 서울 개포지구내 주민들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사진은 서울의 대표적 재건축 추진단지 밀집지역인 개포동 개포지구내 아파트 단지 전경.[사진출처=네이버] |
서울시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 2·3단지 재건축 정비계획이 소형주택(60㎡ 이하) 비율을 각각 2단지는 34.2%, 3단지는 30% 이상을 짓는 조건으로 최근 통과되자, 이 기준에 맞춰 계획을 변경하려는 각 단지별 추진위원회와 이에 반발하는 주민들의 의견이 갈리고 있어서다.
특히 개포시영의 경우 현재 서울시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준비하자는 아파트 주민들의 목소리가 온라인 상에서 높아지고 있다. 지난 16일 개포주공 2·3단지 정비계획안이 시 도시계획위원회를 통과한 이후 서명에 동참하려는 움직임이 더 빠르게 확산되는 양상이다.
개포시영 한 조합원은 “행정소송에 참여하려는 주민들이 계속 늘어나고 있는 만큼 조만간 추진위에 이를 정식 안건으로 제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조합원은 “추진위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개포지구 전체 주민의 서명을 받아 절차를 밟을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고 전했다.
개포시영 추진위 관계자는 “주공 2·3단지가 소형비율 30% 이상으로 정비계획안이 통과되면서 사실상 이 비율이 가이드라인이 된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일단 오는 25일까지 주민들 의견을 들어본 뒤 최종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개포주공 3단지의 경우도 소형주택을 30% 이상 확보해야 하는 처지가 되자 반발하는 주민들이 늘고 있다. 이 아파트는 소형비율을 당초 22%에서 27%로 상향한 추진위의 결정을 반대해온 주민들이 많았던 곳이다.
주공 3단지 한 조합원은 “소형주택 확대로 수익성 저조뿐 아니라 넓은 집으로 이사가려던 계획조차 무너지게 됐다”며 “추진위가 주민들 의견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그러나 주민들의 불만과 달리 추진위는 소형비율을 높이는 작업을 서두르는 분위기다. 개포주공 1단지 추진위 관계자는 “아직까지 어떻게 변경할지 여부는 확정된 게 없지만, 2·3단지 결과를 무시할 순 없지 않겠느냐”고 말해 소형비율을 늘릴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모든 주택형이 전용 60㎡ 이하 소형으로 구성된 개포주공 1단지는 재건축시 소형비율을 20.2%인 1282가구로 짓겠다는 계획안을 지난달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에 올렸으나 보류됐다.
개포주공 4단지도 현재 재건축 정비계획안을 수정하기 위해 주민들의 의견을 듣고 있다. 지난 3월 소형비율을 20%에서 23.5%까지 올렸으나 보류됐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서울시 요구를 따르려는 추진위 측과 달리 주민들의 반발은 앞으로 더 거세질 전망이다. 소형비율 30% 상향뿐 아니라 부분임대 도입, 소셜믹스 등도 사실상 정비계획안 통과에 있어 의무시되고 있는 사항이라 주민들의 불만은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 상대적으로 큰 주택형이 많아서 다른 단지보다 소형비율 조정이 쉽지 않다는 것이 조합 관계자 설명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팀장은 "개포지구 재건축사업이 빠르게 추진된다면 다행이지만, 주민들의 반발로 조합 설립이 어려워질 경우 사업 지연에 따른 수익성은 지금보다 더 줄어들 수도 있다"고 말했다.
개포주공 3단지 전졍 [사진출처=네이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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