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일가스는 미래 에너지시장의 판도를 바꿀 파괴력을 가진 천연가스로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이른바 ‘가스 황금시대’가 도래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조선·기계·플랜트 분야에는 사업 기회가 확대될 전망인 반면, 석유 기반 국내 화학산업은 시장 잠식으로 인한 대책 마련에 부심 중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세계 매장량 1·2위 국가인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셰일가스 개발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이에 따라 새로운 천연가스 생산지 개발 수요가 늘어나면서 에너지 엔지니어링, 건설업 등이 큰 이득을 볼 것으로 점쳐진다.
특히 세계 최고 경쟁력을 갖춘 국내 조선업계의 수혜가 예상된다. 셰일가스를 액화시킨 LNG 물량이 늘어남에 따라 LNG운반선의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셰일가스 개발로 국제 산업구조 변화가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되는 것은 무엇보다 석유화학 산업이다. 향후 주요 매장국인 미국과 중국의 화학산업 부흥이 당연시되고 있다. 이는 동시에 국내 화학기업들이 경쟁에서 밀려날 수 있는 리스크로 부각되고 있다. 특히 장기적으로 국내 화학산업의 최대 수출시장인 중국의 자급률이 높아지면서 수출 감소가 우려된다.
단기적으로도 셰일가스 개발로 가스 가격이 하락하면서 중동의 가스 기반 화학 제품의 물량공세를 부추기고 있다. 이는 석유(나프타)를 기반으로 제품을 만드는 국내 업계를 비롯, 아시아 화학기업들의 공통된 고민거리다. 업계 관계자는 “가스 기반 석유화학 제품은 석유의 그것보다 약 30% 저렴하다”며 “최근 유가 상승으로 석유화학 원재료값이 올랐음에도 수출시장인 중국에 대량의 저가 중동산 제품이 유입됨에 따라 제품 시황이 따라가지 못하는 어려움이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국내 업체들도 해외 가스전 투자에 매달리고 있다. 한국가스공사가 2017년부터 미국에서 연간 350만t의 가스를 공급받기로 했으며, 캐나다 가스개발 기업의 지분을 인수했다. SK종합화학을 계열사로 둔 SK와 LG화학, 호남석유화학 등 유화업계는 해외 가스전 개발 투자와 더불어 가스 기반 화학플랜트 건설사업도 추진 중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관계자는 “고부가가치 석유화학 제품 개발에 역점을 두고 미국 관련 기업과 M&A 등을 통해 미국 시장에 진출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며 “향후 LNG 플랜트 및 가스 수송 수요도 늘어날 것에 대비해 가스공사, 건설업체, 기자재 관련 업체 등의 공동 진출을 위한 협력방안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가까운 일본의 경우 미국 현지에 공장을 설립해 저렴한 셰일가스를 이용, 생산비용을 절감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크라레, 신에츠화학공업, 도레이 등이 미국 현지에 공장을 설립해 셰일가스 붐의 혜택을 누리고 있다고 코트라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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