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현지시간) 이란의 파르스 통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란의회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촉구하는 법안 발의를 고려하고 있다. 이 법안은 실제로 봉쇄 조치를 실시하는 이란의 입법부에 대한 지지대가 될 수 있다.
자바드 카리미 쿼도시 의원은 이 법안에 대해 “이란에 대한 모든 제재가 지속되는 한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계속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원유 교통의 전략지로 사우디·이란·쿠웨이트 등에서 생산되는 원유가 경유하고 있다. 이 해협이 폐쇄되면 세계 석유 공급량의 35%이상이 막대한 영향을 받는다.
또한 이란 의회는 핵 추진 상선을 설계하고 상선의 원료인 핵 물질을 공급하는 내용의 법안도 통과됐다. 이는 이란이 평화적 목적으로 우라늄 농출을 할 권리를 갖고 있음을 보여주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됐다. 전문가들은 이란이 핵 추진 선박 건조 능력은 없으나 현재 핵 잠수함을 설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날 사우디아라비아와 UAE는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하는 새 송유관을 개통했다. 이 송유관을 통해 이란의 호르무츠 폐쇄 위협의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글로벌 원유 시장에서 이란의 협박을 줄이는 도구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최근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두고 서방과 이란 간의 갈등은 고조됐다. 결국 미국과 유럽연합(EU)은 이란산 원유 및 금융 거래 금지 등 제재를 가하며 이란산 원유 산유량은 20년만에 최저치로 하락했다. 이에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무력으로 폐쇄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곤 했다.
그러나 이번 사우디와 UAE의 송유관 개통으로 이란의 호르무즈 폐쇄 협박 효과는 줄어들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들 송유량을 통해 기존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한 원유의 두 배 이상인 하루 650만배럴나 이동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하루 1700만배럴인 호르무즈 해협 수송량의 40%를 차지한다.
사우디의 송유관은 페르시아만에 인접한 동부지역 유전에서 홍해 얀부 근처 수출 터미널까지 1200km의 길이로 하루 운송능력은 250만배럴이다. UAE의 송유관은 아부다비 근처 하브샨 유전에서 인도양의 후자이라 항까지 370km를 연결하는 것으로 UAE의 수출물량의 약 65%인 하루 150만 배럴 운송이 가능하다.
사우디와 UAE는 이번 송유관 개통이 이란의 위협에 직접적인 관계를 끼치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런던임페리얼칼리지의 라파엘 칸디요티 교수는 “이 송유관이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부분적으로 무력화할 수 있다”며 “송유관의 수용력은 최대 산유량을 내는 사우디아라비아의 목적에 부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제유가는 이 프로젝트로 인해 이란산 원유 수출이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 고조되면서 배럴당 100달러 이상으로 다시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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