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현탁의 재계 들여다보기> 한우물 파기 기업들이 새삼 주목받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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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7-2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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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진현탁 기자= 어느 한 분야를 조금씩 잘하는 아마추어는 프로의 세계에서 당장 추방당하기 일쑤다.

동네 체육대회에서나 여러 종목에서 금메달을 따는 슈퍼맨이 탄생할 수 있지만, 올림픽에서는 슈퍼맨이 나올 수 없는 것도 같은 논리다.

한 우물 파기 기업이 새삼 주목된다.

혹자는 요즘과 같은 급변하는 세계 경제 상황에서 기업이 묵묵히 한 길만 가는 것이 과연 옳은 전략일까 의문을 던지곤 한다.

한 우물 파기가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탈출구라면 얘기는 달라진다.

대우일렉트로닉스(이하 대우일렉)가 대표적이다. 지난 1999년 대우그룹 해체 이후 대우일렉의 운신 폭은 그만큼 좁아질 수밖에 없었다.

현재 매각을 진행 중이지만 과거 다섯 번이나 매각이 무산되는 고초를 겪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대우일렉은 '품목 단순화' 카드를 꺼냈다. 워크아웃 기업이라 투자가 여의치 않은 상황을 고려한 고육책이었다.

TV·에어컨·청소기 등 비주력 사업을 과감히 정리했다. 그동안 강점을 지녀온 세탁기와 냉장고 생산에 전념하기로 한 것이다.

이 같은 한 우물 파기 덕에 내수시장에 이어 수출시장에서도 연일 선전을 거듭하고 있다. 워크아웃 기업임을 감안할 때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동부하이텍도 마찬가지다.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의 뚝심 하나로 탄생한 동부하이텍은 지난 1991년 첫발을 내디딘 이래 시스템반도체의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를 줄곧 고집하고 있다. 당시 김 회장의 반도체산업 진출 열망을 감안하면 반도체 개발 등에도 욕심을 낼 만하지만 '이곳 저곳 기울이다가는 죽도 밥도 안 된다'는 판단에서다.

이같이 한 곳에 10여년간 공을 들인 끝에 결국 올해는 그 결실을 거둘 전망이다.

동부하이텍 측은 1분기 영업손실을 메우고 상반기 기준으로 흑자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연간 흑자도 가능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것이 현실화될 경우 12년 만에 흑자를 올리게 된다.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 한 우물을 파는 기업들이 좀 잘됐으면 싶다.

이제야 비상의 날갯짓을 시작하고 있는, 외형은 다소 작으나 품은 누구보다 넓은 이들 기업의 미래가 더 기대되는 이유가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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