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짓눌리는 수수료 ‘악몽’
현재 증권사의 수익구조에서 위탁매매 부문의 수익 비중은 50% 이상이다. 하지만 위탁매매 부문의 경쟁 심화와 수수료율 하락으로 수익성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24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 따르면 작년 투자매매중개업자의 수수료 수익은 7조9306억원으로 2010년 8조2124억원에 비해 2818억원 감소했다.
박신애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원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감소했던 주식 거래 대금은 이후 점차 회복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위탁매매 수수료율 하락으로 수수료 수익은 거의 변화가 없다”며 “이 같은 수수료율 하락은 향후 모바일 트레이딩시스템은 이용한 주식거래가 증가하며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각 증권사는 지난 5월 한국거래소와 한국예탁결제원이 주식·선물거래수수료율, 증권회사 수수료를 모두 20%씩 인하하며 대우증권ㆍ우리투자증권ㆍ신한금융투자ㆍ하나대투증권ㆍ한국투자증권ㆍ대신증권 등 10대 대형 증권사 대부분이 수수료를 인하했다.
더불어 올 상반기 장내 주식시장 거래대금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 감소하며 하루 평균 8조4820억원을 기록해 증권사 수익은 더욱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이번 19대 국회에선 파생상품 거래에 세금을 물리는 파생상품 거래세 도입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져지며 금융당국의 증권사에 대한 수수료 압박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고되고 있다.
◆덩치는 커지는데 수익성은 악화…업계 불만 고조
문제는 글로벌 투자은행(IB) 기조에 발맞춰 증권사의 외형은 점점 커지고 있지만 금융당국의 수수료 압박이 커지며 각 증권사의 수익은 오히려 악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작년 대형증권사의 평균 자기자본규모는 3조4000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25.8% 증가했다. 중형증권사와 소형증권사의 작년 평균 자기자본은 각각 1조8000억원, 4000억원 규모로 전년에 비해 약 5% 증가했다.
반면 전체 증권사의 자기자본이익률(ROE)는 작년 기준 5.3%로, 2009년 8.3%, 2010년 7.5%에 비해 크게 낮아졌다.
한 증권사 고위 관계자는 “주식거래 뿐 아니라 IB쪽 관련 수수료 또한 심각한 수준에 왔다”며 “시장 수요에 맞는 상품 공급과 함께 객관적인 금리가 인식되어야 하지만 현 상황에선 발행사와 주관사의 절충에 많이 의존하고 있고, 체질 개선을 위해 정부와 금융당국의 노력과 조율이 절실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기존 규제에 파생상품 거래세까지 도입할 경우 증권사의 수익성은 더욱 악화될 수 밖에 없다.
또 다른 증권사 한 고위 관계자는 “최근에 부각된 파생상품 거래세 도입은 파생상품 거래 감소 뿐 아니라 현물시장 거래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며 “결국 증권사의 헤지기능 저하가 예상되고, 전체 주식시장 효율성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증권사 새 먹잇감 찾아 ‘삼만리’
이에 증권사에 대한 수수료 압박을 줄이고 개별 증권사 역시 위탁매매 수수료에 의존하는 현행 수익구조의 틀을 깨고 새로운 활로를 찾아 나서야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의 경우 새 고부가가치 영역을 프라임브로커리지 사업과 파생상품을 기초로 조합된 스왑거래 상품 개발 등을 통해 찾고 있다.
한화증권의 경우 현재 리테일 비중을 축소하고 장외파생 및 채권 수익쪽의 비중 확대와 맞춤형 자산관리 서비스를 통한 고객 수익률 강화에 힘을 모으고 있다.
이석훈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장은 “증권사들은 새 수익원 창출을 위해 상품 개발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며 “현재와 같은 장세 속에선 하방 위험을 제어할 수 있는 상품 개발을 꾸준히 해야 할 것이고, 자산관리를 통해 고객이 수익을 낼 수 있는 상품 개발에 전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실장은 이어 “중소형 증권사의 경우 브랜드 가치 면에서 대형 증권사에 밀리게 되는데 대형 증권사와 특성화된 마켓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며 “예를들어 법인·기관에 초점을 맞춰 영업을 한다거나 개인 맞춤형 상품을 개발하는 등의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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