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가 25일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형석 기자 |
25일 서울 삼상동 라마다호텔에서는 미국에서 귀국한 싸이의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100석의 자리가 마련됐으나, 몰려드는 기자들로 인해 대략 200명이 넘게 몰렸다. 국내 언론 뿐만 아니라 로이터, BBC, NBC 등 한국 주재 외신까지 참석했다. 싸이의 국제적인 관심을 엿볼 수 있었다.
오후 3시5분 싸이는 검은색 선글라스에 회색 정장을 입고 등장했다. 한국가수 최초로 '빌보드 핫 100' 차트 11위, 유튜브에서 '강남스타일'은 가장 많이 본 동영상 부분 20위권까지 올라갔다.
이와 같이 '강남스타일'을 흥행하게 된 원동력은 뭘까. 싸이는 스스로 노래 안에 있는 유머코드로 봤다.
싸이는 "유머코드 덕분에 이런 인기를 누린 것 같다. 저와 계약한 저스틴 비버의 매니저 스쿠터 브라운도 지인의 추천으로 유튜브에 올라간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를 봤다고 했다"며 "저희도 온라인에 재밌는 동영상이 있으면 보는 것처럼 세계인들도 그런 마음으로 '강남스타일'을 즐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현지인들은 싸이를 좋아하는 이유에 대해 기존 케이팝스타와 달리 친숙하고 편해보이는게 매력이라고 꼽았다.
싸이는 11월말 미국에서 앨범을 낼 예정이다. 특이한 것은 해외 앨범 유통을 맡은 유니버셜 레코드에서 다음 앨범은 한국어로 노래할 것을 주문했다. 이유는 미국인들이 싸이가 한국어로 노래하는 뉘앙스를 좋아한다는 것이다.
싸이는 "미국에서는 추수감사절부터 크리스마스까지 11월부터 12월까지가 가장 음반시장의 활황기라고 한다. 현재 싱글로 진핼할 지 앨범이 될지 논의하고 있다"라며 "지금 스케줄 때문에 새로운 음악으로 낼 상황이 아니다. 그래서 신곡이 아닌 기존에 발표한 곡으로 앨범을 내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싸이는 이에 "첫 앨범은 한국어로 선보이고, 두 번째 싱글은 영어로 녹음한다"고 귀뜸했다.
싸이는 한국에서 가수 생활 12년 만에 미국까지 진출했다.
혹자는 그에게 강제 진출이라고 말할 정도로, 싸이는 '강남스타일' 한 곡으로 음악의 본고장 미국에 상륙했다. 타국에서 생활하면서 외롭고 힘들었지만, 싸이는 고국 팬의 응원으로 버틸 수 있었다.
싸이는 "미국에서 진출해 활동하다보니 비행기 시간도 오래 걸리고 영어로 이야기하고 힘든 게 한 두가지가 아니다. 일정이 끝나고 호텔방에 들어가면 외롭고 쓸쓸했다"며 "그때면 국내 포털 사이트에 기사를 검색하거나 누리꾼들이 응원하는 댓글을 보면서 힘을 얻었다. 12년 동안 가수활동하면서 팬들이 건강을 걱정하는 건 처음봤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한편 싸이는 12월31일까지 스케줄을 국내 스케줄을 취소하고, 한달에 2주씩 해외에 나가 프로모션 활동할 예정이다. 현재 미국 매니저인 스쿠터 브라운과 음반 유통사 유니버셜 리퍼블릭 레코드는 싸이의 활동을 미국에 집중할지, 유럽 등 타국 활동도 함께 할지 행복한 고민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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