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의 채무 환매(바이백)가 기대 이상의 성과를 올리면서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가 이 나라의 신용 등급을 6단계나 상향 조정해 유로 위기 타개를 향한 기대감을 높였다.
이와 관련, 익명을 요구한 그리스 관리는 18일(이하 현지시간) 그리스가 오랫동안 기다려온 3차 구제금융분 343억 유로를 19일까지 모두 지급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스는 유럽 정상회담 합의에 따라 내년 1분기 중 148억 유로도 지급받도록 돼 있다.
그러나 채권단의 우려도 여전히 가라앉지 않고 있다.
채권 은행단을 대변하는 국제금융협회(IIF)는 그리스 경제가 계속 큰 폭으로 위축되는 한 기존의 구제금융을 확대할 수밖에 없는 위험이 상존한다고 경고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 헤지펀드가 '그리스가 유로존에 잔류한다'는 쪽에 일찌감치 걸어 5억 달러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전해져 눈길을 끌었다.
△ S&P, 그리스 등급 6단계 상향
S&P는 18일 그리스의 신용 등급을 6단계 높여 '선택적 디폴트'에서 해제했다.
새 등급은 B-이며 신용 전망도 '안정적'을 부여했다.
S&P는 "유로존이 그리스의 잔류를 결정한 점을 평가해 등급을 높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S&P는 지난 5일 그리스의 등급을 CCC에서 선택적 디폴트로 강등했다가 이번에 C 카테고리를 거치지 않고 '원리금 지급의 안정성이 낮은' B 카테고리로 바로 승격했다.
B-는 S&P가 그리스 부채 위기가 다시 심화한 지난해 6월 이후 부여한 가장 높은 등급이다.
또 다른 신용평가기관인 피치는 그리스에 CCC를, 무디스는 C 등급을 각각 부여하고 있다.
△ 그리스 관리 "단계적 구제 금, 19일 중 모두 받을 것"
익명을 요구한 그리스 관리는 18일 AFP에 "3차 구제금융분이 19일 중 모두 전달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17일 이 가운데 70억 유로를 지급받았다"면서 이같이 귀띔했다.
그는 채무 환매 자금 113억 유로와 은행 자본 보강을 위한 160억 유로가 여기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그리스는 지난주 실행한 채무 환매를 위해 모두 319억 유로가 필요하다.
그리스는 내년 1분기 중 최근 구제 금융의 또 다른 지급분 148억 유로도 지급받도록 돼 있다.
△ IIF "그리스 구제금융 확대해야 할 위험 여전히 크다"
IIF는 18일 성명에서 그리스 경제가 급격히 위축되는 상태가 계속되는 한 구제 금융을 확대해야 할 위험이 여전히 크다고 경고했다.
성명은 "그리스 국내총생산(GDP)이 올해 6% 위축되고 내년에도 실질적으로 마이너스 4-5% 성장이 불가피할 전망"이라면서 이같이 지적했다.
따라서 "추가 긴축으로 사회 결속에 대한 또 다른 시험이 예상되고 구제 프로그램 지탱 가능성도 크게 위협받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성명은 "성장이 회복될 때까지는 지속적인 채무 이행에 대한 의혹이 가라앉지 않을 것"이라면서 "경제가 계속 악화하는 것은 재정 (감축) 목표 달성에도 부담을 준다"고 경고했다.
△ 헤지펀드, 그리스 유로 잔류 베팅으로 5억 달러 대박
파이낸셜 타임스(FT)는 19일 자에서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헤지펀드 서드 포인트가 그리스 채권 투자로 5억 달러의 수익을 올렸다고 보도했다.
FT는 미국 억만장자 투자자 댄 로브가 운영하는 서드 포인트가 그리스 채무 환매를 몇 달 앞두고 '그리스가 유로에 잔류한다'는 쪽에 이례적으로 베팅한 것이 주효했다고 전했다.
이런 덕택에 100억 달러의 자산을 운용하는 서드 포인트는 올 들어 20%의 수익을 올려 헤지펀드 업계 평균인 4.9%를 크게 웃돌았다고 FT는 강조했다.
반면, 미국의 또 다른 헤지펀드 '큰 손'인 존 폴슨은 그리스 사태 등에 잘못 베팅해 큰 손실을 봤다고 FT는 전했다.
그는 미국 경제 회복과 독일 국채 약세에도 잘못건 것으로 나타났다고 FT는 덧붙였다.
폴슨은 지난 2010년 이후 펀드가 60% 이상 위축된 것으로 분석됐다.
그는 과거 미국 주택시장 폭락을 정확히 맞춰 명성을 얻었다.
서드 포인트는 그리스 채권 투자와 관련한 FT의 질문에 답변하지 않았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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