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서울에서 대학을 졸업한 김승환씨(29)는 오늘도 취업게시판을 들여다 본다. 하지만 평소 가고 싶었던 금융권의 올해 신입사원 채용계획이 지난해보다 더욱 줄어 한숨이 절로 나온다. 내년이면 서른인 김씨는 오늘도 부모님께 용돈을 받으며 1평짜리 도서관으로 발걸음을 돌린다.
고용시장에서 청년층과 장년층 간 노동양극화의 한랭전선이 짙게 형성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창 일해야 할 나이인 20~30대 청년들이 악화된 고용 여건에 취업의 문턱을 넘지 못하는 반면, 아버지 세대인 50~60대 장년층의 자영업자 수는 해마다 늘고 있기 때문이다.
13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2년 12월 및 연간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20~30대 취업자는 크게 감소했다. 특히 주 취업 연령대인 20대 취업자와 30대 취업자는 전년동기 대비 각각 4만명, 3만1000명 감소하는 등 청년층 고용시장에 한파가 불어닥치고 있다.
통계청 관계자는 "20대 후반 고용둔화는 경기침체 요인과 구조적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결과"라며 "금융보험, 건설, 방송통신서비스업 등 청년들이 선호하는 일자리가 감소한 점도 한몫 더했다"고 진단했다.
여기에 경기침체 영향으로 대졸 신입사원에 대한 채용계획이 줄어들고 있는 점도 청년층 취업난의 요인으로 꼽혔다.
취업사이트 잡코리아의 관계자는 "올해 재계 대부분의 대졸 신입사원 채용계획은 7.5% 감소하고 매출액 상위 600대 기업 중 15%가 인력감축을 계획하고 있다"며 "이로 인해 올해 기업의 채용규모가 줄어들 예정"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50~60대 장년층의 취업자는 각각 전년동월 대비 19만7000명, 20만5000명 증가했다.
김범석 기획재정부 인력정책과장은 "장년층 취업자 증가의 가장 큰 원인은 베이비붐 세대에 따른 인구증감에 있다"며 "이처럼 고령층이 은퇴 후 자영업으로 진출하면서 노동시장이 50~60대로 재편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달 장년층의 자영업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만2000명 증가하면서 1년 4개월째 증가세를 이어갔다.
이에 대해 손민중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인구효과 측면에서 우리나라 인구 중 60세 이상이 40만명으로 늘고 있는 반면 20~30대는 줄고 있다"며 "즉 노동력 구조 자체가 줄고 있어 청년층과 부모세대 간 고용격차는 당분간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손 연구원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에서 근로시간 유연화나 정년문제, 임금피크제 문제 등 노동시장의 제도 개선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면서 "외국인 근로자를 통한 인력이동, 국제결혼 등 노동시장의 글로벌화도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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