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정권 사례를 보면 정부조직개편안이 원안대로 통과된 적이 없고 국무위원 후보자들의 낙마도 이어졌다. 박 당선인도 이런 난관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박 당선인은 다음달 초 조각 명단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인사청문회법에 따르면 장관 후보자 임명동의 요청안이 국회에 제출되면 15일 이내에 인사청문회가 실시돼야 한다. 대통령 취임일(2월 25일)을 고려할 때 안정적 내각 출범을 위해선 2월 5일 전후가 국무위원 선정의 '데드라인'이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국무위원 대상을 확정짓기 위해 오는 28일께 새 정부의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조직 변경이 마무리돼야 누굴 그 자리에 앉힐지 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꽉 막힌 국회다.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인준을 두고 여야의 대치가 이어지면서 1월 국회는 개점휴업 상태다.
이에 박 당선인이 직접 민주통합당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을 만나 협조를 구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도 출범을 앞둔 박근혜 정부의 발목잡기로 비쳐지는 것은 정치적 부담이 되기 때문에 국회 문을 열 것으로 보인다.
조건은 있다. 정부조직법 개정안의 일부 수정이다. 민주당은 인수위 원안에 대해 미래창조과학부의 비대화와 업무독주 가능성, 산업통상자원부의 통상기능 담당 문제 등을 거론하면서 손을 보겠다는 입장이다.
여권도 개정안의 일부 조정을 인정할 가능성이 크다. 과거 인수위 원안은 정도의 차이가 있었을 뿐 국회 논의과정에서 늘 변형됐기 때문이다. 5년 전 이명박 정부 인수위안은 국회 처리과정에서 통폐합 대상이었던 통일부가 유지되고 여성가족부가 여성부로 이름을 바꿔 존치됐다.
인수위의 한 관계자는 "야당과 충분히 협의하되 새 정부 출범이 차질없이 이뤄지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여야가 정부조직 개편 '대타협'에 성공하면 박 당선인은 장관 후보자를 확정, 발표할 것이다.
그러나 하나의 관문은 남아있다. 후보자들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다.
총리 후보자의 제청 형식으로 이뤄질 장관 후보자들에 대한 검증과정에서 일부가 낙마할 경우 박 당선인의 산뜻한 출발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현 정부의 첫 조각 때 15명의 장관 후보 중 남주홍 통일부·박은경 환경부·이춘호 여성부 장관 등 3명(20%)이 야당의 현미경 검증에 걸려 줄줄이 낙마했다. 이는 정권 초 국정 추진력을 약화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했다.
박 당선인도 이런 사례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비밀주의' 인선에 신중을 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역대 정부에서도 아무리 검증에 또 검증을 해도 낙마자들은 발생했다"며 "새 정부의 발목잡기가 아닌 국민의 눈으로 철저하게 장관 후보자를 검증하겠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