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환출자 구조에서 벗어나 지주회사체제로 바꾼 한진그룹 오너 2세가 지주 지분을 늘리기 위해 자금을 마련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온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한진그룹 오너 2세인 대한항공 조현아 부사장과 조원태 부사장, 조현민 상무는 지난 16일 자신들이 보유한 대한항공 지분 중 일부를 우리은행에 담보로 맡기고 대출을 받았다.
대한항공이 물적 분할을 통해 지주회사인 한진칼과 분리된 이후 다시 증시에 상장된 날 바로 주식담보대출 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대한항공 지분을 1.06%씩 동일하게 갖고 있는 조 회장의 3남매가 담보로 맡긴 주식은 현재 주가 수준으로 약 230억원에 달한다. 이들은 지난해 10월 말에 당시 주가 기준으로 약 93억원에 달하는 대한항공 주식을 담보로 맡겼었는데 11개월여 만에 대한항공 주식 담보 규모를 두 배 이상 늘렸다.
이들은 지난 16일 대한항공과 분할돼 지주회사로 설립된 한진칼 지분도 각자 8%씩 대출을 위한 담보로 제공했다. 최근 한진칼 주가 수준을 고려하면 각자 4억원 정도의 주식이 담보로 잡히게 됐다.
조 회장 2세들이 많은 주식을 대출 담보로 잡히자 그 배경에 대한 궁금증도 커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우선 3세들의 추가 지분 확대를 위한 자금 마련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들이 보유한 지주회사인 한진칼이나 주력 계열사인 대한항공 주식은 비교적 적기 때문이다.
실제 조현아 부사장과 조원태 부사장, 조현민 상무가 가진 한진칼과 대한항공 지분은 각각 1.06%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지난 5월 10일 조양호 회장이 자녀들에게 대한항공 주식을 각각 70만4000주씩 증여했기 때문에 늘어난 수치다.
조원태 부사장과 조현아 부사장, 조현민 상무가 지분을 나눠 가지고 있는 계열사 유니컨버스가 지난 7월 30일 사들인 대한항공 주식 3만3810주(0.05%)를 포함해 이들이 가진 주식 전부를 합해도 지분율이 5%를 넘지 못한다.
일각에서는 증여세 문제도 거론된다. 조양호 회장의 지분을 3남매가 이어 받기 위해서는 막대한 증여세를 내야 하는데 이를 위한 자금을 주식담보대출로 마련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지난 5월 조 회장의 주식 증여로 3남매가 지불해야 할 증여세 규모가 수십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한 증권가 관계자는 "한진그룹의 경영권 승계 구도가 아직 확실히 정해진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이지만 조양호 회장 자녀들의 지분이 적은 것도 사실"이라며 "한진그룹이 지주사 체제 전환에 따라 순환출자를 해소하는 과정에서 오너 일가 3세들의 지분 변동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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