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굴의 DNA, 다시 뛰는 건설업계> 신성장동력 육성·정책 선진화로 불황 탈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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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1-08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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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들이 신성장동력 육성에 집중하고 있다. 사진은 삼성물산·현대산업개발이 짓는 경기도 동두천 LNG복합화력발전소 공사현장 전경. [사진제공 = 삼성물산]


아주경제 권경렬 기자 = 건설산업 불황의 긴 터널도 끝이 보이고 있다. 건설사들이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해 온 분야별 사업들이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고 있고, 부동산시장에도 각종 규제가 완화되면서 기대감이 상승하고 있다.

건설사들은 기존의 건설·건축을 넘어 개발·운영 분야에도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민간발전 시장에 진출하고 해외에서도 개별 도급공사 수준을 넘어 신도시 건설과 광산 인프라 등 통합 개발 프로젝트로 저변을 확대했다.

하지만 건설업계는 "무엇보다 정부의 정책 선진화가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국내에선 규제완화를 통한 시장 자율화, 해외에선 정부 주도의 통합 진출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건설산업의 미래를 위한 '인(人)프라'에 투자하는 장기적인 안목이 요구되고 있다.
 

대림산업·태영건설이 짓고 있는 경기도 포천 LNG복합화력발전소 공사현장 전경. [사진제공 = 대림산업]


◆건설사들 신성장동력 육성에 '올인'

국내 건설경기 및 부동산시장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각 건설사들은 신성장동력 육성에 집중하고 있다.

발전산업이 대표적이다. 단순 시공을 넘어 운영을 통해 수익을 올리는 것이다. 특히 현재 건설 중인 발전설비들이 속속 준공을 앞두고 있어 민간발전시장에도 변화가 올 전망이다.

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포천복합 1·2호기(750㎿·2기)와 동두천복합 1·2호기(858㎿·2기) 등의 발전설비들이 올해 준공을 앞두고 있다. 이 발전소들은 제4·5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반영된 설비들로 건설사들이 민간발전사업(IPP)에 진출한 첫 사례다.

대림산업과 태영건설이 짓고 있는 경기도 포천 LNG복합화력발전소는 1호기가 오는 5월, 2호기는 11월에 준공된다. 총투자비 1조4000억원 규모로 대림산업이 지분 33.3%를 보유한 최대주주이며 태영건설은 15.6%를 갖고 있다.

삼성물산과 현대산업개발도 경기도 동두천 LNG복합화력발전소를 짓고 있다. 오는 12월 완공 예정으로 직접 운영에도 참여한다. 발전소 운영 회사인 동두천드림파워는 한국서부발전의 지분이 49%로 가장 많지만, 삼성물산과 현대산업개발도 각각 35%, 16%를 보유하고 있다.

이들 건설사는 해당 설비들이 본격 가동되면 발전플랜트의 EPC(설계·구매·시공) 외에 운영 노하우까지 습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포천복합은 남부발전, 동두천복합은 서부발전과 O&M(운영 및 유지관리) 계약을 체결했다.

두산건설의 경우 HRSG(배열회수보일러) 사업부가 회사의 새로운 성장동력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가스터빈의 연소 후 배출되는 고온·고압의 배기가스 에너지를 재활용해 스팀터빈을 구동하는 설비로 복합화력 발전의 핵심 기자재에 해당한다.

두산건설은 HRSG의 수주 물량이 내년에 매출로 소화되면서 기자재 부문 매출 비중이 42% 이상으로 증가해 성장과 수익을 견인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부 차원 정책 선진화 필요

정부 차원의 해외 사례 벤치마킹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현재의 단순 수주지원을 넘어 정부가 주도적으로 '버추얼 컴퍼니'를 만들어 해외진출을 돕고, 인력양성도 기술중심의 관점을 넘어 통합적인 교육체계를 수립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버추얼 컴퍼니를 통한 해외진출이란 중견·중소기업 중 분야별 우수업체들이 협력해 통합브랜드로 해외에 진출하는 것이다.

통합브랜드를 통한 해외진출 우수 사례인 네덜란드의 NEDECO(네덜란드 엔지니어링 컨설턴트)의 경우 터널·교량·시설·도로 등 분야별 우수업체들의 조합을 결성해 해외시장에 공동 진출했다. 이로써 토목설계업체의 영세성을 극복하고 기술부문 간 융·복합을 촉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NEDECO와 같은 사례는 그동안 정부 및 업계에서 일부 논의는 이뤄졌지만 아직 구체적인 청사진이 나온 적은 없다. 다만 해외시장은 경쟁이 치열하고 이미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갖춘 선진국 기업들이 많아 기술 경쟁력이 담보돼야 한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체계적인 인력양성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해외건설사업이 기존의 단순 설계·시공에서 전체 사업을 관장하는 기획·관리 역할까지 요구받게 되면서 전문인력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최석인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지금까지는 해외건설이 단순 수주산업으로 이해되면서 개별적인 구매조달 및 공정관리에만 중점을 두고 있었지만 이제 사업 기획단계부터 비즈니스적인 관점에서 발굴하는 역량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 연구위원은 "앞으로 건설산업은 동태적 환경에서 혁신주도적 역할로 바뀔 것"이라며 "전략적 사고와 리더십, 미래에 대한 예측과 협력 등 사회과학적으로 요구하는 항목들이 건설산업에 요구되기 때문에 기술중심의 대학교육을 넘어서 재무·회계·매니지먼트 등 융합적인 관점의 교육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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