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현준 기자 =삼성전자가 지난해 전년보다 32% 감소한 25조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반도체 부문에서 선방했지만 모바일 부문의 부진이 뼈아프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매출 206조 2060억 원, 영업이익 25조 251억 원을 기록했다고 29일 공시했다. 이는 전년보다 각각 9.8%, 32% 감소한 수치다.
◆애플·중국 사이에 낀 모바일
이 같은 모바일 부문의 부진은 선진국을 중심으로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 상태에 달한 가운데 중국·인도 등 신흥 시장의 중저가 보급형 경쟁에서 밀린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에서 샤오미·화웨이·레노버 등 현지 업체들의 저가 공세에 밀렸으며 3위 시장 인도에서도 마이크로맥스 등에 추격을 허용하며 확실한 우위를 점하지 못했다. 아울러 고급형 시장에서는 대화면을 장착한 아이폰6가 인기몰이를 하면서 삼성전자는 애플과 중국 업체들의 사이에 낀 형국이 됐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순위에서 애플에 추격 당해 공동 1위를 허용했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양사는 4분기에 각각 7450만 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해 공동 1위에 올랐다. 같은 1위지만 삼성전자는 전년 동기(8600만 대)보다 1150만 대가 줄어든 반면 애플은 2350만 대가 늘어난 수치다.
반면 반도체는 큰 부침 없이 꾸준한 실적을 유지한 가운데 완만한 상승세를 보여 선방했다는 평가다. 반도체 부문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1분기 1조9500억 원, 2분기 1조8600억 원, 3분기 2조2600억 원, 4분기 2조7000억 원을 올리며 연간 8조7800억 원을 기록해 2013년(6조8900억 원)보다 약 27% 증가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D램에서 PC·모바일 서버·그래픽 향 수요 증가에 대응하며 20나노 급의 비중을 늘리며 수익성을 확보했고, 메모리는 하반기에 성수기를 맞아 신제품 수요를 흡수하는 한편 10나노 급 공정 전환 등으로 성장세를 지속했다.
CE(소비자 가전) 사업본부는 2분기 영업이익이 7700억 원까지 늘어났지만 3분기 500억 원, 4분기 1800억 원으로 줄어들며 연간 영업이익 1조1800억 원을 기록해 지난해(1조6700억 원)보다 약 30% 감소했다.
◆반도체, 올해도 ‘맑음’…모바일 신흥시장 공략 관건
반도체는 올해도 견조한 실적을 이어갈 전망이다. 메모리 시장은 서버·모바일·SSD향의 고용량 신제품 수요가 지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삼성전자는 D램의 경우 20나노 공정 전환을 통해 원가 절감을 지속 추진하고 서버와 모바일향 고용량 신제품 공급을 확대할 계획이다.
지난해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시스템LSI는 14나노 핀펫 제품의 안정적 공급과 아이소셀 고화소 CIS 등 고부가 제품 판매 확대로 실적 회복을 추진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14나노 공정을 계획대로 램프업하고 있으며 시스템LSI 부분에 지난해보다 더 많이 투자할 것”이라며 “생산 라인이 수용할 수 있는 충분한 거래선이 확보됐다”고 밝혔다. 아울러 “자체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의 탑재 비중이 매출 성장에 맞춰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모바일은 중국·인도 등 신흥국의 중저가 보급형 시장 공략이 관건이다.
삼성전자는 “디자인과 기능 측면에서 차별화된 스마트폰 신제품을 선보일 것”이라며 “태블릿도 프리미엄 시장과 보급형 시장 중심으로 라인업 운영을 효율화하고 제품 경쟁력을 높여 성장을 지속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삼성전자는 보통주 1주당 1만9500원, 종류주 1주당 1만9550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지난해보다 주당 배당액(1만3800원)보다 40% 증가했다. 배당금 총액도 2조9246억 원으로 2013년 기말 현금배당액 총액(2조1600억 원)에 비해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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