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는 경전철 MRG 부담, 복지수요 증대 등 어려운 재정여건에서도 3년 연속 예산 1조원 시대를 열었다. 올해도 사상 최대 규모인 국도비 3천744억원을 확보했다. 지난 5년간 정부예산에 포함되지 않았던 국비를 국회 예산심의 과정에서 증액한 것만 해도 517억원이나 된다. 이러한 일들이 가능했던 것은 김해시 공무원들의 피나는 노력도 있었지만, 그 뒤에는 조직의 수장인 김맹곤(사진) 시장의 대기업 CEO 못지않은 노련한 경영감각이 있었다는 사실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대표적인 사례 몇 가지를 살펴본다.
-김해사이언스파크(구로다 전기)
김해시의 경우를 보자.
김해시 한림면 명동리 일원 65만 7000㎡에 조성중인 김해사이언스파크일반산업단지는 일본의 구로다 전기 외 20여개사의 협력업체가 입주하는 첨단산업단지로서 향후 1천600명 이상의 신규 고용창출과 연간 7천억원 이상의 생산유발 효과가 기대되는 곳이다.
구로다 전기는 자동차, 정보통신 부품 등을 생산하며 전세계 55개 지사에서 연간 2조 4천억원대의 매출을 올리는 일본 굴지의 대기업이다. 이런 구로다 전기를 유치하는데 김해시는 시비를 한 푼도 지원하지 않았다.
외국 대기업이 협력업체와 함께 직접 산업단지를 개발하고 생산공장을 만드는 사례는 국내에 처음 있는 일이고, 외국 자본 유치의 새로운 모델이 되었다.
김맹곤 시장은 "구로다 전기는 원래 인도에 공장을 건립할 계획이었는데 김해시에 유치한 것이다. 구로다 측에서 진입도로 개설을 요청했지만 470억원 이상이 소요돼 거절했다"면서 "구로다 전기가 김해시에 공장을 지어 거둘 이익이 많은 만큼 시민의 혈세를 낭비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김해시여성센터
김해시여성센터는 ‘김해시 여성의 전당’으로서 총사업비 110억원이 투입돼 부지 1만 7425㎡에 연면적 4604㎡,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로 지난 2013년에 건립됐다. 그런데 이 건물은 김해시가 건립하지 않았다.
부산-김해경전철 시행사로 참여한 ㈜포스코 건설이 100억원을 들여 건립한 후 김해시에 기부채납한 것이다.
김해시가 부담한 금액은 센터 운영에 따른 기자재 구입비 등 10억원에 불과해 사실상 무상으로 여성센터를 인수한 것이나 다름없다.
당초 포스코 건설은 경전철 준공을 맞아 사회환원 차원에서 50억원으로 ‘청소년 회관’을 건립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김맹곤 시장은 영남권 최초의 여성신화도시로서 사업비의 두 배가 필요한 여성센터 건립이 급선무라 판단했고, 직접 포스코를 설득한 끝에 여성센터 건립을 성사시켰다.
-김해여객터미널
지난 2007년 개장된 창원종합버스터미널은 창원시가 부지를 직접 사들이고, 여기에 사업비 92억원을 투입해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로 건립한 공영터미널이다.
김해시의 경우는 어떨까.
민자사업자인 ㈜이마트가 건립한 김해여객터미널은 1만 5831㎡ 부지에 지상 4층 연면적 1만 2846㎡ 규모로 300석의 대합실과 버스 96대를 수용할 수 있는 주차장, 여객회사 사무실을 비롯해 각종 편의시설을 갖춘 현대식 터미널이다.
시외·고속버스 24개 노선과 시내버스 28개 노선이 정차하며, 지금보다 3배 이상 늘어난 하루 2만명까지 이용 가능하다.
아울러 터미널 옆에는 지하 1층, 지상 5층 연면적 14만 3880㎡ 규모의 백화점과 이마트도 건립될 예정이다.
신축 터미널은 경전철 봉황역이 육교로 터미널과 연결돼 있다. 경전철, 시내버스, 시외·고속버스, 택시 등 주요 대중교통 수단간 복합환승체계가 구축돼 있어 이용객의 편의를 극대화했다.
김맹곤 시장은 "인구 100만을 내다보고 건립된 김해여객터미널이지만 재정지원은 일절 하지 않았다"면서 "절약한 재원은 시민생활과 밀접한 복지분야 등에 투자해서 53만 시민이 더 안전하고 행복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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