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업계에 부는 변화 열풍…"마누라 빼고 다 바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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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7-16 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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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DB ]


아주경제 한지연 기자= "(유커가 좋아하면)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꿔라."

화장품업계에 '삼성'식 개혁 태풍이 거세다. 유커(중국인 관광객)의 입맛에 맞게 회사 이름도, 제품도, 유통 채널도 모두 다 바꾸는 업체들이 늘고 있다. 20년 가까이 유지하던 방문판매 조직이 사라지는가하면 회사 사명 변경도 거침없다. 유커가 국내 화장품 브랜드숍의 생존 환경을 아예 바꿔놓고 있다는 분석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중소브랜드숍들은 중국 법인을 설립하거나 현지 유통업체와 협업하는 등 로컬라이징(현지화)을 강화하고 있다. 그동안 온라인몰과 면세점, 명동 등 일부 관광상권에만 주력하던 업체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중국 진출에 나서고 있는 것.

한불화장품은 지난해 방문판매조직을 KT&G에 매각하고, 올해부터 브랜드숍인 잇츠스킨의 중국 진출에 주력한다. 올 연말까지 잇츠스킨 중국법인 설립을 마무리하고, 현지에 매장을 설립하는 방안 등을 고려 중이다. 잇츠스킨은 지난해 2400억원의 매출액을 달성해 전년대비 4배 이상 성장했다. 이 가운데 약 60%이상이 유커에서 나왔다.   

그동안 이 업체는 중국에 매장을 내는 대신에 명동 등 관광지와 타오바오 등 온라인몰, 따이공(보따리상)을 통해 판매했다. 그러나 중국 정부가 따이공 규제를 강화하면서 직접 진출 없이는 더 이상 성장이 어렵게 됐다.

잇츠스킨 관계자는 "내년 상반기 법인설립이 마무리되면 현지 매장과 중국전용 온라인 영업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색조화장품에 강했던 위즈코즈는 최근 '스킨79'로 사명을 변경하고, 기초화장품을 중심으로 한 브랜드 리뉴얼 작업에 한창이다.

비비크림을 주력으로 판매하던 이 업체는 스킨·영양크림·아이크림 등 기초 품목을 확대하고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달팽이 원료, 마스크팩 등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대기오염이 심한 중국에서는 색조보다 제품력이 탄탄한 스킨케어 화장품이 인기가 높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는 브랜드숍이지만 중국에서는 방문판매망도 갖췄다. 그동안 없던 브랜드 모델에는 한류스타 정용화를 발탁했다.

스킨 79 관계자는 "중국 현지 화장품 기업인 판다그룹과 협약을 맺고, 최근 교장망이라는 방문판매조직을 통해 제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며 "내년 상반기께 브랜드 리뉴얼 작업이 마무리 되면 훨씬 어린 타깃을 겨냥한 기초전문 브랜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리더스코스메틱도 다음 달부터 중국 현지 매장에서 제품 판매를 시작한다. 이 회사는 지난해 중국 최대 온라인 쇼핑몰인 타오바오몰에서 마스크팩 매출 1위에 올랐던 브랜드다. 따이공과 온라인몰, 명동 등의 유통채널을 고수해왔다. 하지만 최근 현지법인을 세우고 베이징·상하이 등 36개 도시에서 7000여개 오프라인 매장에 입점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마유크림으로 지난해 1000억원의 매출을 돌파한 클레어스코리아도 연내 홍콩과 상하이에 직영 매장을 오픈한다.

화장품업계가 이처럼 중국 현지화 작업에 집중하는 이유는 높은 성장성 때문이다. 중국 여성들의 소득 수준과 한국 화장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현지 화장품 시장은 매년 20%이상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여기에 국내 메르스, 중국 정부의 따이공 규제 등 악재가 생기면서 명동 등 일부 상권에서만 의존해서는 더 이상의 볼륨 확대가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에는 중국 현지 유통망을 제대로 갖추지 않더라도 보따리상, 온라인, 역직구 등에서 몰려드는 주문 덕분에 현지화에 대한 필요성을 거의 못느꼈다"며 "그러나 업체마다 생산시설을 확대해 물량이 늘어나고 있고, 중국 로컬브랜드와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철저한 현지화 작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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