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11개 그림자은행, 구제금융 신청...디폴트 공포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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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8-19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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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중국신문사]


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중국의 경제성장 둔화 속에서 금융위기의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는 그림자금융(비제도권 금융)의 연쇄 디폴트(채무불이행) 공포가 또 다시 확산되고 있다. 

중국의 11개 그림자은행들은 최근 허베이(河北)성 자오커즈(趙克誌) 당서기에게 보낸 공개서한을 통해 국영 신용보증기관이 대출에 대한 보증을 지속할 수 있게 해달라는 내용의 구제금융을 신청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허베이성 정부가 운영하는 허베이금융투자보증그룹이 지난 1월부터 모든 대출에 대한 보증을 중단한 데 따른 것이다.

허베이금융투자보증그룹은 50여개 금융기관에 500억 위안(9조1900억원) 규모의 대출을 보증해주고 있고,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은 비은행 대출이다. 하지만, 중국 경기둔화에 이들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을 받은 부동산 개발업체와 기업들이 제때 상환을 하지 못하게 되면서 디폴트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문제는 그림자은행들이 대출채권을 담보로 고금리 자산관리상품(WMP)까지 만들어 대량 판매했다는 점이다. 구제금융을 신청한 11개 그림자은행은 24개의 고금리 WMP를 판매했으며 그 규모는 55억 위안에 달한다.

WMP는 은행 예금 수익률보다 최대 10%포인트 가량 높은 이자를 제공한다. 이러한 점에서 이 상품을 통해 조성된 자금은 은행대출이 어려운 민간기업과 부동산 개발업체, 지방정부 등의 자금줄 역할을 해왔다.

이런 고금리 상품은 국영 금융기관을 통해 판매됨에 따라 투자자들은 손실이 나더라도 은행이나 정부가 손실에 책임을 져줄 것으로 예상했었다. 하지만, 국영 신용기관이 대출 보증을 중단한다고 밝힌 상황에서 상환까지 불가능해지면서 부도가 나면 이 상품을 산 투자자들이 고스란히 손실을 떠안게 된다.

11곳의 그림자은행들은 서한에서 "이같은 고금리 자산관리상품의 연쇄 디폴트는 여러 금융기관과 시중 유동성에 엄청난 파급 효과를 미칠 것"이라면서 "불필요한 공포와 사회적 악영향을 막기 위해 수천명의 투자자와 그들의 가족을 대표해 도움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최근 몇 년 사이 중국에서는 채권이나 고금리 신탁상품의 기술적 디폴트가 종종 발생해 왔으나, 정부의 구제금융 덕분에 개인투자자들은 손실을 면할 수 있었다. 이에 이번처럼 개인투자자들이 연관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이다. 이와 관련해 FT는 중국 정부는 단기적인 안정을 추구할 것인지, 아니면 시장의 규율을 정립할지 선택을 해야 할 상황에 놓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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