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에 선 현대인…아르나우트 믹 개인전 '평행성(Parallelit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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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10-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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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달 29일까지 서울 종로구 아트선재센터에서

아르나우트 믹(Aernout Mik)의 개인전 '평행성(Parallelities)'이 내달 29일까지 서울 종로구 아트선재센터에서 열린다. 사진은 전시장 전경. [사진=아트선재센터 제공]


아주경제 조가연 기자 =네덜란드 작가 아르나우트 믹(Aernout Mik)의 개인전 '평행성(Parallelities)'이 내달 29일까지 서울 종로구 아트선재센터에서 열린다.

1962년 네덜란드 흐로닝언에서 태어난 아르나우트 믹은 2007년 제52회 베니스 비엔날레 네덜란드관 대표작가로 선정된 바 있으며 현재 암스테르담에 거주하며 활동하는 작가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국가, 민족, 이데올로기의 차이에서 발생하는 경계와 그 주변의 사회·심리적 현상에 주목한 영상, 설치 작품 4점을 선보인다. 전시 제목인 '평행성'은 현실과 비현실, 과거와 현재, 국경과 접경지역 등 구별되지만 서로 밀접하게 연관된 상황들을 다루는 작가의 작업 세계를 의미한다.

작가의 작업은 서로 다른 경계 지역을 넘나드는 과정에서 갈등하는 개인과 주어진 시스템 안에서 순응하고 때로는 방관하며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을 다룬다.

이번 전시에는 '리얼 디엠지 프로젝트(REAL DMZ PROJECT)'의 하나로 제작된 '아이스크림 고지(Ice Cream Hill)' 신작도 전시된다. 이 작품의 배경이 된 DMZ 접경지역 내 '삽슬봉'은 수많은 폭격으로 인해 산이 아이스크림 녹듯 흘러내린 것처럼 보여 '아이스크림 고지'라고 불리는 곳이다.

작품은 즐겁게 소풍을 즐기던 젊은이들이 하나둘씩 군복을 입으며 권력을 부여받은 무리와 그에 복종하는 무리로 나뉘는 모습을 담고 있다. '아이스크림 고지'라는 발랄한 이름이 주는 이미지와 달리 전쟁의 참상을 상기시키며 한민족의 과거사를 그려낸 작품이다.

'훈련장(Training Ground)'과 '삼투와 과잉(Osmosis and Excess)'은 국가 간 경계에서 발생하는 모순을 다룬 작품이다. '훈련장'은 경찰이 불법 이주민을 통제하는 상황에서 시작해 나중엔 오히려 이주민이 경찰을 저지하는 장면으로 역전된다. 주객이 전도된 상황을 통해 권력을 가진 주체를 불분명하게 만들고 국적에 따라 다르게 부여되는 권력과 국가의 권위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 작품이다.

미국 샌디에이고와 멕시코 티후아나 접경지역을 배경으로 한 '삼투와 과잉'은 의약품과 생필품에 질서정연하게 배열된 약국에서 시작한다. 그러나 약국은 진흙지대 위에 세워져 있고 목가적인 전원 풍경의 화면은 멕시코로 국경을 넘어온 사람들의 차로 뒤덮여있다. 작가는 이를 통해 미국의 거대한 상업문화와 소비 욕구를 은유적으로 드러냈다.

전시작 중 유일하게 소리가 함께 나는 '로 푸티지(Raw Footage)'는 1990년대 유고슬라비아 내전 당시 로이터 통신 등이 촬영한 기록영상들을 편집해 만들었다. 방송으로 보도할 만큼 극적이지 않다는 이유로 본래의 가치를 잃어버린 영상들을 통해 미디어를 통해 간접적으로 접하는 전쟁의 이면을 드러낸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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