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북한 리스크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의 경계감이 과거보다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북한의 추가 도발이 이뤄질 경우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의미다.
한국은행은 9일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에서 "최근 북한의 괌 포위사격 발언(8월 9일) 및 6차 핵실험(9월 3일) 등으로 북한 리스크가 증대됨에 따라 국내 금융·외환시장 가격변수의 변동성이 일시적으로 확대되었다가 안정을 회복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주가는 과거와 유사하게 일시적으로 하락하다 회복했으며 주가변동성지수(V-KOSPI200)도 급등했다가 일정기간 경과 후 북한 리스크 발생 이전 수준으로 하향 안정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금리는 그간 북한 리스크 발생의 영향이 제한적이었으나 이번에는 상승 조짐을 보이는 등 부정적 영향이 일부 나타났으며 환율은 북한 리스크 발생으로 상승했지만 그간의 학습효과와 미 달러화 약세 등으로 부정적 영향이 약화되면서 상승폭이 제한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북한의 잦은 도발 등으로 한반도 긴장수위가 한층 증대되면서 외국인 투자자를 중심으로 북한 리스크에 대한 경계감은 과거보다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과거 외국인 주식투자자금은 북한 리스크가 고조된 후 저가 매수 등으로 순유입되는 모습이었으나 최근엔 주가 상승에 따른 차익실현과 맞물리면서 순유출됐다. 특히 괌 포위사격 발언 이후 5영업일간 1조4000억원 규모의 순매도가 나타났다.
채권투자도 외국인은 과거 북한 리스크 발생시 대체로 순매수했으나 괌 포위사격 발언 이후 8월 9∼16일 간 시장상황 변화에 민감한 단기성 자금을 중심으로 9000억원 순매도가 나타났다.
한은은 "향후 북한의 추가 도발 등 사태 추이에 따라 금융·외환 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우며 시장의 변동성 확대는 국내 금융자산의 리스크 프리미엄 상승 등을 통해 자본유출로 이어질 수 있다"며 "앞으로도 북한 리스크의 전개양상을 계속 주의깊게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