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최고인민회의 제14기 1차 회의를 통해 ‘김정은 정권 2기’가 공식 출범했다. 이번 회의를 통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북한을 대표하는 실질적이고 상징적인 국가수반 지위를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지도부 개편에선 경제라인 및 외교라인의 대거 약진이 돋보인다. 국무위원회 역할 및 당 조직지도부의 쇄신, 지도부 세대교체 등도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회의를 통해 국제사회 대북제재에 대한 북한 내부의 ‘자력갱생’ 의지가 한층 강화됐다고 분석했다.
조선중앙통신은 12일 전날 열린 최고인민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헌법 개정이 있었다고 밝혔다. 헌법 개정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주요 인사이동과 권력기관 개혁 등을 보면 김 위원장이 국무위원장으로서 지니는 권한과 지위 등은 대폭 강화된 것으로 추정된다.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장과 새롭게 신설된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을 겸임하게 된 최룡해 사례가 대표적이다. 상임위원장은 대외적으로 북한의 '얼굴'을 대표하는 자리다. 앞서 김영남 상임위원장은 부위원장을 겸직하지 않았다.
상임위원장이 김 위원장 아래인 제1부위원장과 같은 위치라는 사실은 '대외적 국가수반' 지위가 국무위원장으로 이동, 명실상부 김 위원장이 대·내외 국가수반 지위를 모두 확보한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이다.
재편된 국무위원회는 위원장 김정은, 제1부위원장 최룡해, 부위원장 박봉주(당 부위원장) 1인으로 구성됐고 위원에는 김재룡 신임 내각 총리와 리만건·리수용·김영철·태종수 당 부위원장, 리용호 외무상, 김수길 군 총정치국장, 노광철 인민무력상, 정경택 국가보위상, 최부일 인민보안상, 최선희 외무성 부상이 선출됐다.
특히 지난 2월 개최된 제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대미협상' 라인의 최전선이었던 최선희 외무성 부상이 국무위원회에 새롭게 진입했다. 이어 따라 리수용, 김영철 당 부위원장과 리용호 외무상 등 북한 핵심외교인사 4명이 모두 국무위원에 포함됐다.
이번 최고인민회의에서 가장 돋보이는 부분은 지도부의 세대교체다. 20년 넘게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자리를 지켜온 91세의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69세의 최룡해로 교체됐고, 80세의 박봉주 총리 대신 60대로 추정되는 김재룡을 앉혔다. 대의원 구성원 비율도 39세 이하가 4.8%로 앞서 열린 제13기(3.9%)보다 소폭 늘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상임위원장이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직을 겸직하면서도 군부에도 영향력이 강한 인물인 최룡해로 교체됨으로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의 외교활동이 훨씬 더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는 북한이 미국과의 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으로, 향후 북한 비핵화협상에 긍정적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 본부장은 김 위원장이 대미 특사로 '최룡해 카드'를 활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최용해는 과거에도 중국, 러시아 등에 김정은 특사로 파견된 경험이 있다”면서 ‘이번 회의에서 제1부위원장 및 상임위원장 직을 맡아 미국 특사로 갈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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