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외교부에 따르면 미국은 그동안 수입량 감축 조건을 충족하면 이란산 원유의 수입을 허용하는 '포지티브 시스템'을 기본 방침으로 제시해왔다. 그러나 최근 난데 없이 이란산 원유 수입을 원천 봉쇄한다는 내용으로 입장을 바꾸면서 협상의 난항은 시작됐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런 지시는 미국 최고위층에서 내려왔다고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미국의 대이란 제재에도 유가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고 이란 내부에서 제재 효과가 나타나는 징후가 포착되면서 이번 기회에 이란을 더 세게 압박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는 설명이다.
한국은 지난달 28일(현지시간)에 이어 지난 8일에도 윤강현 외교부 경제외교조정관을 수석대표로 하는 대표단을 워싱턴에 보내 미국 측에 한국의 특수한 사정을 강조하며 이란산 원유수입 예외적 허용 조치를 연장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한국은 공고한 한미동맹과 한미 에너지협력 강화 노력, 한국 석유화학업계에서 이란산 콘덴세이트(초경질유)의 중요성 등을 강조하며 미국 측을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석유화학 업체들의 설비는 이란산 콘덴세이트에 최적화돼 있어 수입이 금지되면 업계에 상당한 타격이 될 수 있는 상황이다.
이 당국자는 "한국은 미국산 LNG(액화천연가스)의 제1수입국이자 미국산 원유의 제2수입국이며, 우리 업체들이 미국에 에너지 인프라 투자도 최근에 많이 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 정부에서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까지 해당 문제의 해결을 촉구하고 있으나, 미측은 형평성 문제를 지적하며 협상은 쉽게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에 한국은 미국의 대 이란 제재 대상은 '원유'이며 '콘덴세이트'는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며, 한국은 이란산 원유를 수입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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