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과 함께 세월호의 아픈 기억이 다시 찾아옵니다. 어느덧 다섯번째 봄입니다. 5년 전 4월 16일의 기억이 생생합니다. '다 구조했다'는 말에 안심했지만 실제로 많이 이들이 차가운 물 속에서 빠져나오지 못했습니다. 299명이 희생됐고 아직 5명은 가족의 품으로조차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살릴 수 있었지만 그러지 못했다는 사실이 여전히 충격과 분노를 줍니다.
당시 고등학교 2학년이었던 친구들은 벌써 23살이 됐습니다. 형제, 자매들은 떠난 언니, 오빠보다 나이가 더 많아졌습니다. 남겨진 이들은 무거운 이름을 짊어지고 삽니다. 이들에게는 항상 세월호, 단원고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닙니다. 한창 젊음을 즐겨야 할 나이인데 너무 큰 책임감이 주어졌습니다.
이들을 더 힘들게 하는 것은 '아직도 세월호야' '지겹다'라는 사람들의 시선일 것입니다. 여전히 함께 공감하고 아파하는 사람이 많지만 이제 그만하라는 목소리도 적지 않습니다. 한편에서는 남겨진 이들에게 '정치적'이라는 프레임을 씌워버립니다. 그러면서 여기서 끝내기를 바랍니다. 남겨진 사람들에게는 해결된 것이 하나도 없는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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