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청사 앞에서 기도하자" 개신교 또 집회 강행하려다 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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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요 기자
입력 2020-08-20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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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한국교회 기도연합]


개신교 연합기관 중 하나인 한국교회 기도연합이 20일 오후 정부세종청사 앞에서 '기도 집회'를 강행하려다 비판여론에 밀려 집회를 취소했다.

세종지방경찰청 측은 "기도연합이 집회 신고를 취소했다"며 "아무래도 여론이 안좋다 보니(취소 결정을 내린 것 같다)"고 밝혔다.

당초 한국교회 기도연합은 이날 오후 2시 30분 정부세종청사 국무조정실 앞에서 '제2차 한국교회 기도의날&인권페스티벌'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기도연합은 조선일보 19일자 신문에 광고를 내고 "집회를 최소한의 인원으로 축소해 진행하겠다"고 집회 강행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교회 발(發) 집단감염 사태로 수도권 전역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조치 등 강력한 봉쇄조치가 이뤄지고 있는 와중에 정부의 방역지침에 위배되는 단체 행동에 나서려 한 것이다.

기도연합은 집회 개최 광고를 통해 "참가 인원을 전국 각 처의 목회자 33인으로 제한한다"고 공지했다. 실내 50인 이상, 실외 100인 이상만 아니라면 소규모 집회가 가능하다는 허점을 이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 "자칫 8·15 광화문 집회 참석자들처럼 확진 검사 요구 및 격리조치라는 번거로움을 당하게 될 수 있음을 유념하시기 바란다"고 코로나19 검사를 피하라는 듯한 설명을 덧붙이기도 했다.

이들은 집회를 완전 취소할 수 없는 이유에 대해 "하나님과의 약속을 일방적으로 취소할 수 없다"며 "교회 안팎에서 일어나는 절박한 현실들을 놓고 하나님의 긍휼(하나님의 성실하고 변함없는 사랑)을 바라며 기도로 준비해 온 상황이기에 운영위에서 심사숙고한 결단"이라는 황당한 해명을 내놓았다.

기도연합은 "국민 여러분들과 1000만 성도 여러분들에게 간청한다. 지금 우리나라는 망망대해에서 방향을 잃은 배와 같다. 타이타닉호와 세월호 같은 위기 앞에 있다"며 "사리사욕, 당리당락의 프레임을 벗어던지고 애국의 진정성을 회복하자"고 주장했다. 

이어 "기독교 연합에 속한 교회와 성도 여러분들께서는 20일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이번 기도회와 뜻을 같이하면서 기도에 동참해 주시기를 간곡히 호소한다"고 집회 참여를 독려했다. 

'한국교회 기도의날&인권페스티벌'은 기도연합이 주관하고, 전국 17개 광역시도 226개 시군구 기독교연합이 주최하는 행사로, 기도를 통해 대한민국과 한국교회의 부흥을 이끌겠다는 취지를 시작됐다.

이 같은 소식이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퍼져나가면서 항의가 빗발치자 기도연합은 "오래전에 계획된 행사다. 취소할 예정"이라고 안내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집회 취소에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다. 광고에 공지된 대로 소규모의 인원이 모이는 형태로 행사를 강행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현재 기도연합은 포스터에 안내된 직통번호의 전화 연결을 차단해 놓은 상태다. 기도연합 홈페이지에 공개된 관계자들도 모두 수신을 거부하고 있다.

개신교를 대표하는 한국교회총연합회는 "(기도연합은) 우리 단체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한편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목사가 광복절 연휴 광화문 집회 참여를 독려한 여파로 수도권에서는 교회 발 확진자가 폭증하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19일 0시 기준으로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297명 늘어 누적 확진자가 1만6058명이라고 밝혔다. 신규 확진자는 14일부터 계속 세 자릿수로 집계되면서 엿새간 확진자는 총 1288명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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