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출생아보다 사망자가 더 많아지면서 사상 첫 인구 자연감소가 발생했다. 출생아 수는 30만명 선이 무너졌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합계출산율 최하위를 유지할 가능성이 커졌다.
24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출생·사망통계 잠정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0.84명으로 전년 대비 0.08명 감소했다.
합계출산율은 한 명의 여성이 가임기간(15~49세)에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의미한다. 이 수치는 2010년 1.23명에서 2018년에는 0.98명으로 하락한 후 2년 만에 0.84명까지 떨어졌다.
2020년에도 우리나라는 OECD 회원국 37개국 중 합계출산율 꼴찌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합계출산율 하락 속도가 빨라서다. 한국의 합계출산율이 0.98명이었던 2018년, OECD 국가 평균은 1.63명이었다. 우리나라 다음으로 합계출산율이 낮은 국가는 스페인인데, 1.26명으로 한국과 격차가 크다.
출생아 수는 모든 시·도에서 감소했다. 전년 대비 대구(-15.3%)·인천(-13.3%)·경남(-12.5%) 순으로 감소폭이 크게 나타났다.
시·도별 합계출산율은 세종(1.28명), 전남(1.15명), 강원(1.04명) 순으로 높았다. 다만 합계출산율은 모든 시·도에서 감소했으며 전년 대비 대구(-13.3%)․세종(-13.1%)․인천(-11.8%) 순으로 감소 폭이 컸다.
전년 대비 첫째아는 15만4000명으로 1만4000명(-8.5%) 감소했고, 둘째아도 9만6000명으로 1만3000명(-11.7%) 줄었다. 지난해 출생아 중 첫째의 비중은 56.6%로 0.9%포인트 증가했고 둘째아 비중은 35.1%로 0.7%포인트 줄었다.
산모의 연령별로 보면 40대를 제외한 전 연령층에서 출산율이 감소했다. 특히 출산율이 높은 연령대에서의 감소 폭이 컸다. 30대 초반(79.0명)이 가장 높았으나, 전년 대비 감소 역시 30대 초반이 -7.2명으로 가장 많았다. 평균 출산연령은 33.1세로 전년 대비 0.1세 상승했다.
결혼 후 출산까지의 기간을 보면 2년 이내 낳은 출생아 수는 9만명으로 전년 대비 1만1000명(-11.1%) 줄었다. 2~5년 이내는 10만8000명으로 1만3000명(-10.5%), 5년 이상은 6만8000명으로 6000명(-8.2%) 감소했다.
전체 출생성비(여아 100명당 남아 수)는 104.9명으로 전년 대비 0.6명 감소했다. 여아는 13만3000명, 남아는 13만9500명 태어났다. 첫째와 둘째의 성비는 각각 1.4명, 0.6명 감소한 반면 셋째아 이상은 전년보다 3.5명 증가했다.
아울러 사망자 수는 30만5100명으로 전년 대비 1만명(3.4%) 늘었다. 인구 1000명당 사망자 수를 의미하는 조사망률은 전년보다 0.2명 증가했다. 사망자 수는 90세 이상(8.9%), 80대(6.4%), 20대(5.7%) 순으로 증가 폭이 컸다.
사망자 수가 출생아 수를 추월하면서 출생자에서 사망자를 뺀 인구 자연증가는 -3만3000명으로 최초로 자연감소가 발생했다. 인구 자연증가율도 -0.6명으로 전년보다 0.7명 줄었다.
지역별로 보면 경기(1만5000명), 세종(2000명) 등 6개 시·도는 자연증가를, 경북(-1만명), 부산(-8000명) 등 11개 시도는 자연감소가 나타났다.
김수영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지난해의 경우 코로나로 혼인이 많이 감소한 상태여서 출생아 수가 더 감소할 여지가 있다"며 "인구 고령화로 사망자 수는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자연감소는 더 가팔라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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