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중국 21세기경제보도는 “최근 간쑤성에서 열린 산악마라톤 대회에서 급격한 날씨 변화로 인한 참가자들의 안전이 지켜지지 못하면서, 중국의 마라톤 스포츠 산업 전반에 대한 문제점이 도마 위에 올랐다”며 관련 문제점을 상세히 보도했다.
체육협회 기준 마라톤 종목은 풀마라톤, 하프마라톤, 그룹 마라톤, 미니런 등 10종으로 나뉜다. 이중 산악마라톤 대회 개최 건수가 2017~2019년 3년 연속 가장 많았다. 그만큼 중국인들의 사랑을 받는 대회라는 것이다.
문제는 산악마라톤 대회의 정식 인증 비율이 다른 종목에 비해 크게 뒤처진다는 점이다. 구체적으로 지난 2017년 개최된 312건의 대회 중 체육협회의 정식 인증을 받은 대회는 단 1건에 불과했다. 이는 같은 기간 243건 개최된 하프마라톤 대회에서 정식 인증 대회가 94건인 점과 비교하면 엄청난 차이다. 2019년 개최된 481건의 산악마라톤 대회 중에서도 정식인증 대회는 고작 11건에 불과했다.
이는 비단 산악마라톤 대회만의 문제는 아니다. 지난 2019년 중국에서 개최된 마라톤 대회는 모두 1828건인데 이 중 정식 인증을 거친 대회는 357건으로 5%에 불과했다.
중국 우한마라톤공사의 바오포(包波) 대표는 “일반적으로 도심에서 개최되는 풀마라톤과 하프마라톤과는 달리 산악마라톤은 대회 장소의 한계 탓에 공안이나 군의 지원이 부족한 편”이라며 “그런데도 불구하고, 참가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다는 이유로 무분별하게 개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마라톤 대회 참가자들의 진입장벽이 낮다는 점도 문제라고 꼬집었다. 바오 대표는 “일반인들은 갑작스러운 저체온증에 대한 예방과 대응법이 부족한데도, 일반인들을 상대로 산악마라톤 대회가 성행하고 있는 점은 문제”라고 진단했다. 이어 “게다가 중국의 일부 야외 스포츠 행사에서는 여전히 장비나 의약품 등이 부족해 전문성을 갖출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앞서 22일 중국 서부북 간쑤성에서 열린 100㎞ 산악마라톤 대회에서는 갑작스러운 기상악화로 인해 참가자 21명이 사망했다. 가뜩이나 낮은 고산지대의 기온에 우박과 강풍이 몰아치며 많은 참가자들이 저체온증에 빠졌다. 중국 매체들은 이번 참사가 악천후 예보에도 불구하고 주최 측이 대회를 강행하고, 폭풍우가 몰아치기 시작한 이후에도 경주를 중단시키지 않은 데서 비롯됐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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