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지난달 중순부터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자 증시 거래대금도 줄면서 시장이 활기를 잃고 있다. 코스닥 시장 거래대금 역시 100조원대로 떨어지면서 코스피와 코스닥 전체 거래대금이 올해 들어 최저치를 기록했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코스피 거래대금은 290조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달 346조원보다 16.18% 줄어든 규모다.
코스피 거래대금은 지난 1월 530조원을 기록한 이후 2월부터 4월까지 300조원대를 기록하다 이달 들어 290조원으로 떨어졌다.
코스닥 시장 역시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지난 1월 312조원을 기록한 코스닥 시장 거래대금은 2월 239조원으로 떨어진 이후 3월 243조원, 4월 274조원으로 증가하는 흐름을 보였으나 이달 들어 169조원으로 급감했다.
이로써 코스피와 코스닥 전체 거래대금은 1월 842조원에서 5월 459조원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 거래대금이 급격히 줄어든 배경으로 지수가 박스권에 갇힌 점을 꼽았다. 지난 3월 2900대까지 떨어졌던 코스피 지수는 조금씩 오름세를 보이며 4월 들어 3100대를 회복했으나 이후부터는 3200선 안팎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이달 3100~3200대에서 박스권 등락을 반복했는데 인플레이션 부담 가중, 공매도 재개로 인한 수급 불안, 원화 약세가 코스피 조정 국면 연장으로 이어졌다"고 진단했다.
최근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시장의 불안정성이 커지면서 급등락을 반복하자 일각에서는 관련 자금이 다시 주식시장으로 유입될 것으로 기대하는 목소리도 나오지만 증시 주변자금은 큰 변화가 없는 모습이다. 지난 27일 기준 투자자 예탁금은 63조2649억원으로 이달 일평균 67조7839억원보다 적은 수준이다.
이 연구원은 증시 불확실성이 단기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업종 및 종목별 엇갈리는 등락이 반복되고 있고 거래대금 감소세가 여전하다"라며 "아직 코스피 상승 추세를 견인할 만큼의 힘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그동안 순매도 기조를 이어가고 있는 외국인이 순매수세로 돌아서 코스피 수급 개선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는 시각도 있다. 외국인은 올해 들어 현재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총 17조2620억원을 순매도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익 전망에 선행하는 매매 패턴을 보였던 외국인이 현재 순매도하는 이유로는 비싼 밸류에이션과 이익 전망의 급격한 하향,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에 대비한 조기 유동성 회수 등을 꼽을 수 있다"며 "코스피 전체 순매도세를 기록했지만 은행, 화학, 철강 등 시클리컬 업종들은 순매수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경기 민감주 단기 급등에 대한 피로감이 누적된 가운데 원자재 가격 안정화 전망에 따른 차익 실현 욕구가 높아질 수 있지만 현재 시점에서는 추가적으로 한국 증시에 전반에 대한 비중을 크게 줄이지 않을 것"이라며 "현재 코스피 내 외국인 비중이 10년 평균 수준으로 내려온 만큼 하반기 중 국내 주식 비중 확대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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