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첨단자동화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미국의 작업 로봇 주문이 16억 달러(약 2조원)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40%가량 급증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관련 업계가 통계를 집계한 이래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2021년 전체 주문 금액 대비 20%나 많다.
치솟는 인건비, 인력 부족, 코로나19로 인한 감염 우려 등으로 인해 그간 자동화에 무관심했던 미국 제조업체들의 태도가 급변했다.
인력이 풍부하고 임금이 안정적인 미국 제조업계는 그간 로봇 도입에 비교적 소극적인 편이었다. 국제로봇협회(International Federation of Robotics)에 따르면 미국에서 근로자 1만명당 배치된 로봇 수는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일본, 독일 등에 비해 뒤처져 있다.
로봇 도입은 자동차 산업을 넘어 식품 생산, 소비재, 의약품 등 다른 분야로 확산되고 있다. 로봇의 기능이 용접 등 단순 반복 작업을 벗어나 힘과 민첩성 등을 필요로 하는 복잡한 작업에도 사용될 수 있도록 프로그래밍된 영향이다.
로봇을 도입한 뒤 3시간가량 걸렸던 용접이나 연마작업이 30분으로 단축됐다. 뉴먼은 “로봇은 쉬지 않는다”며 로봇 대부분이 몇 주 만에 배송됐으며 핸드폰 앱을 통해서 원격으로 프로그래밍을 할 수 있다고 WSJ에 말했다.
일본 산업용 로봇기업 화낙의 자회사인 화낙 아메리카의 CEO인 마이클 시코는 과거에는 기업을 중심으로 자동화를 구현하기에는 너무 어렵거나 너무 비싸다는 생각이 많았지만, 이제는 로봇 사용이 더욱 간편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매사추세츠 공과대학의 경제학 교수인 대런 애쓰모글루는 공장의 자동화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면 노동력 과잉 공급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애쓰모글루 교수는 “자동화가 매우 빠르게 진행되면 일자리를 상당수 파괴할 것”이라며 실직한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구하지 못할 경우 앞으로 임금이 줄어들 것으로 분석했다.
반도체, 의료기기 및 항공우주 부품 제조업체인 델폰 인더스트리즈 LCC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올해 1월 생산 일수의 40%가량의 가동이 멈췄다. 델폰 인더스트리즈 LCC의 최고경영자(CEO)인 조 몬타노는 이를 겪은 뒤 올해 초 로봇 3대를 추가로 구매했다.
델폰은 현재 총 10대의 로봇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인쇄 작업의 경우 로봇을 도입한 뒤 직원 3명이 할 일을 1명이 할 수 있도록 줄여, 한 달에 1만6000달러의 비용을 절감하고 있다.
델폰의 몬타노 CEO는 로봇 도입을 통해 생산성이 늘어나, 직원 200여명을 추가로 고용하지 않고도 2020년과 2021년에 출하량이 각각 약 15% 늘었다고 WSJ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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