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메이커] 연준의 빅컷, 대선 '뜨거운 감자'되나…해리스 "환영" vs 트럼프 "연준이 정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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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기자
입력 2024-09-19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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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년 반 만에 '빅컷' 단행한 연준…연내 0.5%p 추가 인하

  • 파월 "소비자 이익 초점, 다른 의도 없어"…정치 선긋기

  • "금리인하, 해리스에 순풍" vs "대선전 실질 효과 역부족"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왼쪽과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사진AFP연합뉴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왼쪽)과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사진=AFP·연합뉴스]

오는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단행된 기준금리 인하가 정치권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금리 인하에 환영의 입장을 밝혔다. 반면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금리 인하가 유권자들의 환심을 사 현 집권당인 민주당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을 우려한 듯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정치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연준은 18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기존 5.25∼5.50%에서 4.75∼5.0%로 0.5%포인트 내리는 ‘빅컷’을 전격 단행했다. 당초 지배적이던 베이비컷(0.25%포인트 인하) 예상을 깨고 금리 인하 폭을 확대한 것이다. 이에 연준은 코로나19 대유행 위기 대응을 위해 긴급히 금리를 낮췄던 2020년 3월 이후 4년 반 만에 금리를 하향하며 긴축 통화정책 기조에 마침표를 찍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이 지속해서 2%를 향해 가고 있다는 더 큰 자신감을 얻었다”며 “고용과 인플레이션 목표에 대한 리스크는 대체로 균형을 이뤘다”고 금리 인하 배경을 설명했다. 연준은 올해 말 기준금리 전망치를 4.4%(4.25~4.50%)로 제시해 연내 금리를 0.5%포인트 추가로 인하하겠다는 방침을 예고하기도 했다.
 
이날 연준의 금리 인하는 11월 대선을 앞둔 정치권의 논쟁으로 번졌다. 그동안 트럼프 측은 대선이 예정된 11월 전에 금리를 인하하면 안 된다고 강조해 왔다. 경기 부양을 위한 금리 인하는 조 바이든 정부와 민주당에 이득이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더힐과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는 이날 뉴욕시의 롱아일랜드 집회를 앞두고 “연준이 정치를 하고 있는 게 아니라면 경제 상황이 금리를 그 정도로 내려야 할 만큼 매우 나쁘다는 것을 보여주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날 미시간 유세에서는 “연준은 금리를 인하할 것이며, 내일 모든 정치적인 것들을 할 것”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트럼프 참모진과 측근들도 연준의 금리 인하 시점을 문제 삼았다. 트럼프의 경제고문인 스티븐 무어는 "0.5%포인트 인하가 틀렸다는 말이 아니라 왜 지금이냐는 것”이라며 “0.25%포인트를 먼저 인하하고 선거 후에 0.25%포인트를 내려도 된다. 왜 그때까지 기다리지 않은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트럼프의 강력한 후원자인 키 스퀘어 그룹의 설립자인 스콧 베센트 역시 “연준이 투표 전에 대규모 금리 인하를 단행한 것은 유감”이라고 언급했다.
 
파월 의장은 대선을 앞두고 빅컷을 단행한 것과 관련해 “다른 의도는 없다”며 “연준이 소비자 이익에 초점을 맞추며 내린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조 바이든 정부와 해리스 측은 연준의 빅컷 결정에 환영의 입장을 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엑스(옛 트위터)에 “우리는 막 중요한 순간에 도달했다”며 “경제가 강세를 유지하는 동안 인플레이션과 금리는 떨어지고 있다”고 적었다. 해리스는 성명에서 “높은 물가로 타격을 입은 미국인들이 환영할 만한 소식”이라며 “앞으로도 물가를 낮추기 위한 작업에 집중하겠다”고 언급했다.
 
이번 연준의 빅컷 결정은 대선의 상당한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많은 여론조사에서 미국 유권자들은 대선 최대 이슈로 물가와 경제를 지목했다.
 
무디스 애널리틱스의 마크 잔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WP에 “금리 인하는 확실히 해리스 캠프를 밀어주는 경제적 순풍”이라며 “금리 인하는 정말 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BBC도 “예상보다 큰 폭의 금리 인하로 주식 시장이 다시 호황을 누리고 신용카드, 자동차 대출, 주택 담보 대출 등의 이자율이 크게 하락할 수 있으며, 이는 전국의 소비자들에게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이 모든 것은 카멀라 해리스 캠프에 좋은 소식”이라고 짚었다.
 
다만 이번 금리 인하가 대선 전까지 실질적인 효과를 내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오바마 행정부의 수석 경제학자였던 제이슨 퍼먼은 CNN에 “(금리 인하가) 선거일 전에는 경제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며 “(금리 인하 영향은) 이미 시장에 반영된 상태이며 실업률이나 국내총생산(GDP), 인플레이션 같은 요소에 영향을 미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분석했다.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이 분석한 데이터에 따르면 더 높은 이자율이 경제 활동을 위축시키고 그에 따라 가격이 낮아지는 데는 최소 9개월이 걸린다. 소비자들이 더 낮은 이자율을 느끼기까지는 약 12개월이 소요된다.
 
브루킹스 연구소의 경제학 선임 연구원인 애런 클라인은 “현직자의 득표율에 대한 주요 지표는 유권자들이 4~6월에 어떻게 느꼈는지에 달려 있다”며 “유권자들의 바이든-해리스 행정부에 대한 인식은 이미 형성된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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