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차관급 인사들이 장기간 자리를 지키면서 '최장수 타이틀'을 눈앞에 두고 있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현 정부와 5년 임기를 함께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인 '오복현'이라는 별명까지 생기는 등 향후 거취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복현 금감원장은 2022년 6월 취임해 현재 2년 5개월째 업무를 수행 중이다. 금감원장 공식 임기는 3년으로 내년 6월까지다.
그러나 금융권 안팎에서는 이 원장이 임기를 다 채우는 것을 넘어 첫 연임 사례가 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올 3분기 혹은 4분기까지 금감원에 남아 있는다는 의미인 '삼복현' '사복현'을 넘어 이젠 현 행정부와 5년을 함께 한다는 의미인 '오복현'이라는 별칭도 퍼지고 있는 것.
실제로 이 원장은 윤 대통령 의중을 정확히 파악하고 금융 분야 중점 과제에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데다 현안과 이슈에도 빠르게 대응하고 있어 대통령실의 신뢰가 높은 상황이다.
금감원장은 한 차례 연임이 가능하지만 그간 연임을 한 사례는 없었다. 3년 임기를 모두 마친 원장도 윤증현·김종찬·윤석헌 전 원장 등 3명에 불과하다. 금감원장 평균 임기는 약 20개월이다.
2022년 5월 취임한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도 임기 2년 5개월이 지나면서 역대 부위원장 중 두 번째로 긴 임기를 채우고 있다. 내년 5월까지 만 3년을 채우면 임기를 만료한 첫 금융위 부위원장이 된다. 현재 최장수 부위원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 시절 정찬우 전 부위원장으로 2년 10개월간 자리를 지켰다. 역대 부위원장은 평균 임기는 18개월 정도였다.
정치권에선 국감이 마무리되고 윤 대통령이 임기 반환점을 맞는 11월에 맞춰 재임기간이 2년 넘은 차관급 인사들에 대한 교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때 이 원장과 김 부위원장이 교체되지 않는다면 사실상 임기를 만료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금융당국에서는 차관급 인사 외에도 1급 등 고위공무원 연쇄 이동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는 통상 12월에 연말 정기인사를 진행하는데 김병환 금융위원장 취임 후 첫 인사인 만큼 중폭 이상 이동이 예상된다. 이르면 다음 달부터 금융보안원,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서민금융진흥원 등 기관장 찾기가 본격화하는데 이 자리를 금융위 1급이 채우면 인사 폭은 더 커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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