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캐즘·고환율도 '상품'으로 뚫었다...기아, 사상 첫 매출 100조 시대(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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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연 기자
입력 2025-01-24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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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미 판매 확대, 파워트레인 경쟁력 등 입증

  • 2024년 매출 107조4488억원, 영업이익 12조6671억원

  • 최다·최고 신기록 행진...지난해 308만9300대 판매, 영업이익률 11.8%

 현대차·기아가 지난해 친환경 차 수출에서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고 14일 밝혔다 사진은 현대차 울산공장 수출선적 부두
현대차·기아가 지난해 친환경차 수출에서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사진은 현대차 울산공장 수출선적 부두. [사진=연합뉴스]


기아가 글로벌 수요 둔화에 따른 판매 침체와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등에도 불구하고 사상 처음으로 매출 100조원 시대를 열었다. 영업이익은 2년 연속 '10조원 클럽'에 가입하며 최대 실적을 또 경신했다. 전기차,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등 고부가차종 판매가 늘면서 영업이익률도 2022년 4분기 이후 9분기 연속 10%대를 유지하는 등 글로벌 파워를 입증했다. 

◆고환율·인센티브 증가 등 악재도 문제 없다...매출 첫 100조 돌파

기아는 24일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107조4488억원, 영업이익 12조6671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2010년 새 회계기준(IFRS) 도입 이후 종전 최대 실적이었던 2023년 매출(99조8084억원)과 영업이익(11조679억원)보다 각각 7.7%, 9.1% 증가한 것이다.

같은기간 당기순이익도 11.5% 늘어난 9조7913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률 역시 11.8%로 전년보다 0.2%포인트 상승했다. 역대 최고 수준이다. 지난해 판매량(도매 기준)도 0.1% 증가한 308만9300대로, 창사 이래 가장 많았다.


지난해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7조1482억원, 2조7164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1.6%, 10.2%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도 1조7577억원으로 8.5% 늘었다. 글로벌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5% 증가한 76만9985대였다. 4분기 영업이익률은 10%를 기록하며 2022년 4분기 이래 9분기 연속으로 두 자릿수를 달성했다.

기아 관계자는 "확고한 상품 경쟁력으로 북미와 신흥 시장에서 판매대수가 증가했고, 다각화된 파워트레인(PT) 경쟁력과 차별화된 관리 능력을 바탕으로 전년 동기 대비 이익 성장을 달성했다"며 "지난해 4분기에 인센티브 및 기타 비용이 다소 늘었지만 본원적 경쟁력에 따른 판매 호조 및 환율 효과로 이를 상쇄했다"고 설명했다.

◆하이브리드·EV 등 친환경차 판매 급증...수익성 견인

영업이익률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배경에는 SUV, 전기차, 하이브리드 등 고부가차종 판매가 늘어난 영향이 크다. 지난해 4분기 친환경차 판매대수는 전년 동기 대비 14.5% 증가한 16만4000대(소매 기준)로 집계됐다.

하이브리드차(10만대)가 2023년 4분기(7만6000대)와 비교해 31.7% 증가했다. 미국에서 지난 4분기 출시한 카니발 하이브리드, 국내에서 지난해 하반기 출시한 K8 하이브리드가 판매 증가를 이끌었다. 지난해 4분기 전체 판매대수 가운데 친환경차 비중(21.5%)도 전년 동기(19.9%) 대비 1.6%포인트 상승했다.

주요 시장별 친환경차 비중은 △국내 42.3%(전년 동기 대비 3%포인트 증가) △미국 19.3%(5.3%포인트 증가) △서유럽 40.1%(2.4%포인트 감소) 등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연간 글로벌 친환경차 판매는 63만8000대로 전년 대비 10.9% 증가했다. 부별로 살펴보면 △하이브리드차(HEV) 36만7000대(전년 대비 20%↑)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7만1000대(19.5%↓) △전기차(EV) 20만1000대(10.2%↑) 등이다. 

기아는 올해 연간 판매 목표를 지난해 대비 4.1% 증가한 321만6000대로 설정했다. 연간 매출(112조5000억원)은 같은 기간 4.7%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2조4000억원, 연간 영업이익률은 11%로 제시했다.

멕시코 및 캐나다 관세 인상, 미국 IRA 폐지 등이 예고되는 상황에서도 기아는 제품 믹스·평균판매단가(ASP) 개선에 따른 차별화된 경쟁력을 앞세워 올해에도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선진 시장인 북미와 유럽 등지에선 하이브리드·EV 등 친환경차 판매를 지속적으로 늘릴 계획이다. 신차로는 기아의 첫 픽업트럭인 타스만, 인도 전략모델 시로스, 목적 기반 모빌리티(PBV) PV5 등을 출시할 예정이다. 또 세단형 전기차 EV4를 출시하고, 준중형 SUV EV5를 국내 출시해 '대중화 EV 풀 라인업'을 구축한다.

◆주주 환원 강화...1주당 6500원 배당

주주 환원 정책도 확대한다. 기아는 올해 주주 배당금으로 주당 6500원씩 지급한다. 지난해(5600원)와 비교하면 900원 증가했다. 자사주 매입·소각분(7000억원)은 전년 대비 2000억원 확대했다.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매입한 자사주는 올해부터 조건 없이 100% 소각한다. 지난해만 하더라도 1분기에 연간 자사주 매입분의 50%, 3분기 누적 기준으로 재무 목표 달성 시 나머지 50%를 소각했다.

매입 방식도 연중 상·하반기 분할 형태로 전환한다. 지난해까진 1분기에 자사주를 전량 매입했지만, 수급 안정화 및 안정적 주가 흐름을 위해 상·하반기 분할 매입 방식을 택했다.

최근 발표한 밸류업 프로그램에 따라 '총 주주환원율(TSR, 배당 및 자사주 매입·소각분)'은 2024년 기준으로 33.3%를 달성한다. 2023년(30.7%)과 비교하면 2.6%포인트 증가했다. 2025년 기준으로는 TSR를 35%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기아는 "경영 성과뿐 아니라 주주에 대한 이익 환원을 동시에 추구하는 동반 성장 기조를 지속적으로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주주 소통을 위한 '최고경영자(CEO) 인베스터 데이'는 4월 초 실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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