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선포 여파로 한국이 지난해 글로벌 민주주의 성숙도 평가에서 역대 최저점을 받았다. 글로벌 순위는 10계단 추락했고, 최상위 국가군인 ‘완전한 민주주의’ 범주에서도 탈락해 ‘결함 있는 민주주의’로 분류됐다.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 부설 경제분석기관인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이 27일(현지시간) 발표한 ‘민주주의 지수 2024’에서 한국은 32위에 올랐다.
한국은 평점 총점 10점 만점에 7.75점으로 전년(8.09점, 22위)보다 하락했다. 총점 7.75점은 한국이 그동안 받은 점수 중 가장 낮다. 이에 따라 2020년부터 4년 연속 포함된 ‘완전한 민주주의’(full democracy) 범주에서도 ‘결함 있는 민주주의’(flawed democracy) 범주로 떨어졌다.
EIU는 2006년부터 167개 국가를 대상으로 5개 영역을 평가해 민주주의 발전 수준 점수를 산출하고 있다. 8점 이상인 국가는 '완전한 민주주의', 6점 초과∼8점 이하는 '결함 있는 민주주의', 4점 초과∼6점 이하는 '민주·권위주의 혼합형 체제', 4점 미만은 '권위주의 체제' 등 4단계로 구분된다.
EIU는 보고서에서 “한국은 비상계엄 선포와 후속 정치적 교착상태로 정부 기능과 정치 문화 점수가 하향 조정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 선포 시도에 따른 여파는 의회에서, 그리고 국민 사이에서 양극화와 긴장을 고조했고 2025년에도 지속할 것 같다”며 “한국의 민주주의에 대한 대중 불만이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노르웨이가 총점 9.81점으로 16년 연속 1위를 차지했고 뉴질랜드(9.61점), 스웨덴(9.39점), 아이슬란드(9.38점)가 뒤를 이었다.
아시아 국가 중 10위 안에 든 국가는 없었다. 대만(8.78점, 12위), 일본(8.48점, 16위), 중국(2.11점, 145위) 등이었다.
미국은 28위(7.85점)로 ‘결함 있는 민주주의’가 유지됐다. EIU는 “미국은 올해 더 큰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두 번째 임기 첫 달에 이미 공무원의 정치적 독립성에 도전을 안겼고, 법적 권한이 의문시되는 행정명령을 쏟아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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