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헌재는 국회에 계엄군과 경찰을 투입한 행위에 대해, 입법부의 고유 권한인 계엄해제 요구권을 무력화하려는 시도로 판단했다. 헌법 제77조 제5항은 국회가 계엄 해제를 요구하면 대통령은 이를 해제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계엄하에서도 국회의 기능은 정지되지 않으며, 국회는 계엄을 견제할 수 있는 최후의 제동 장치를 갖고 있다.
하지만 계엄 선포 후 국회 본회의장 진입로가 병력 등으로 제한됐고, 국회의장 출입이 방해받는 등 본회의 개의가 불가능해진 상황은, 헌재가 보기에 계엄해제 의결 자체를 봉쇄하려는 의도로 비쳤다. 헌재는 이와 같은 물리적 제약 조치들이 입법부 권한을 실질적으로 침해했다고 판단했다.
특히 헌재는, 여당 의원들의 조직적 이탈과 의장 경호 축소 지시 등 복합적인 정황이 국회의 계엄해제 결의를 실효적으로 차단하려는 일련의 시도로 이어졌다는 점을 주목했다. 이처럼 국회의 법적 권한이 외부의 물리적 개입에 의해 사실상 봉쇄된 상황은 헌법상 권력분립 원칙을 심각하게 침해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헌재는 “대통령이 군 통수권을 동원해 국회의 의결권과 의원의 직무수행을 제약한 것은 헌법상 권력분립 원칙을 중대하게 침해한 것”이라고 판시했다. 이는 단순한 병력 배치를 넘어서 입법기능 마비를 초래할 수 있는 권한 남용으로 해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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