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기업공개(IPO)를 한 '새내기주' 대부분이 상장 1년 후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장 초반에는 ‘프리미엄 효과’로 반짝 상승세를 보였지만, 1년이 지난 시점에는 기업가치가 큰 폭으로 하락한 기업들이 많았다. IPO를 주관한 증권사별 성적표도 초라했다. 상장 1년 후 10% 이상 주가 상승률을 기록한 곳은 미래에셋증권이 유일했다.
1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IPO 시장에서는 20개 증권사가 118개 종목을 신규 상장했다. 이 가운데 상장 직후 공모가 대비 주가가 상승한 종목이 99개로 대다수를 차지했으며 하락한 종목은 16개였다. 나머지 3개 종목은 보합세를 기록하며 큰 변동 없이 거래를 마쳤다. 가장 많은 종목을 상장시킨 증권사는 한국투자증권으로 18개 종목의 IPO를 주관했으며 이어 NH투자증권(15개), 미래에셋투자증권(15개), KB증권(11개), 대신증권(10개) 등 순이었다.
주관사별 공모가격 대비 수익률은 어떨까. 지난해 세 종목을 상장시킨 DB증권의 상장 첫날 평균 상승률은 173.16%에 달했다. BNK투자증권(1종목, 101%), 하나증권(6종목, 91.67%), 신한투자증권(8종목, 70.91%), 키움증권(5종목, 69.41%), NH투자증권(15종목, 68.16%)의 종목들도 평균적으로 강한 초반 상승세를 보였다. 기업공개를 진행한 증권사 20곳의 상장 종목 평균 상승률은 모두 두 자릿수 이상이었다.
하지만 상장 후 1년 뒤 수익률은 급추락했다. 일부 종목은 6개월까지 플러스 수익률을 유지했으나 1년 후에는 상당수 기업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주관사별로 보면 상장 후 1년이 지난 시점에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한 증권사는 5곳에 불과했다. 이 가운데 10% 이상 유의미한 상승률을 기록한 곳은 미래에셋증권뿐이었다. 미래에셋증권이 주관한 종목들은 시초가 대비 31.39% 상승 출발한 뒤, 1년 후에도 10.36% 수익률을 유지했다.
반면 나머지 증권사들이 상장한 종목들의 1년 후 성적은 초라했다. 대신증권이 상장을 주관한 종목들은 시초가가 평균 46.03% 상승했지만, 1년 후 86.43%로 급락하며 최악의 성적을 냈다. 신영증권(–85.22%), 한화투자증권(–78.95%), 신한투자증권(–78.34%) 등의 1년 뒤 수익률도 좋지 못했다. 상장일과 1년 후 격차가 가장 컸던 종목은 DB증권의 종목들로 시초가 평균이 170% 넘게 치솟았지만 1년 후에는 53.55% 떨어졌다. 하나증권의 상장 종목 역시 상장일 90%가 오르며 초반 강세를 보였으나 1년 뒤 60.65% 하락했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주관사가 기업가치를 충분히 검토했는지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기업의 장기 비전과 경영 안정성, 실적 전망 등을 확실하게 평가해야 했지만 그렇지 못했다는 것이다. 다만 투자자들이 공모주를 매수한 뒤 빠르게 차익 실현하는 목적으로만 투자하기에 장기적으로는 가격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IPO 참여자들은 단기 차익 실현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어 장기 수익률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IPO 투자를 고려할 때는 이러한 투자 성향과 구조적 한계를 충분히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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