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23일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현 2.50% 기준금리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한차례 쉬어가며 10·15 대책 효과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결정 추이를 점검하며 추가 기준금리 인하 시점을 저울질할 것으로 보인다.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동결한 데는 서울 집값 폭등 영향이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6·27 대출규제와 9·7 공급대책 이후에도 서울 집값 상승세는 진정되지 않았으며, 10·15 대책까지 나온 상황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와 금통위원들은 수차례 기준금리를 낮춰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주택 구입)' 불씨를 되살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이 총재는 지난 20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한은 입장에서는 유동성을 더 늘려 부동산 시장에 불을 지피는 역할을 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2.0원 오른 1431.8원에 장을 시작했다. 지난 14일 주간 거래 종가 기준 1431.0원으로 올라선 이후 줄곧 1420~1430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 기준금리를 내려 한·미 금리차가 다시 벌어진다면 원화 가치가 더 떨어질 위험이 크다. 지난 8월까지 한·미 금리차는 역대 최대 수준인 2%포인트였으나, 9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를 내리면서 현 금리차는 1.75%포인트다.
시장에서는 추가 금리 인하 시점에 주목하는 모양새다. 아주경제신문이 거시경제·채권시장 전문가 1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다음 추가 금리 인하 시점은 11월이 우세했다. 전문가 중 80%(8명)는 한은이 11월에는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집값과 환율이 잡히지 않으면 이마저도 내년으로 지연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번 회의를 제외하면 올해 금통위는 다음 달 단 한차례만 남았다. 다수 전문가는 이번 금리 인하 사이클의 마무리 시점이 2026년 상반기, 최종 금리 수준은 2.00~2.25%에서 형성될 것으로 전망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이르면 11월 한차례 인하 가능성을 남겨두고 있지만 전망의 리스크는 추가 인하 시점이 지연되거나 무산되는 쪽으로 치우쳐 있다"며 "금융 안정 측면의 중요도가 강화됨에 따라 기준금리를 2.00%까지 낮춰 운용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10월 금통위가 예상보다 매파적인 기조를 강화하면 국고채 금리가 추가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안재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예상보다 이른 금리 동결 기조 전환 우려 반영 속에 금리 레벨이 상승했다"며 "10월 금통위에서 매파적 인상이 강해지면 국고채 금리 재상승 우려가 잔존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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