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은행이 23일 부동산 시장 과열과 외환시장 불안을 고려해 기준금리를 연 2.50%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금통위가 금리 인하 기조는 이어가되 시기와 속도는 조정될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시장에서는 사실상 연내 추가 금리 인하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23일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7·8월에 이어 기준금리를 3회 연속 동결했다.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문에서 “성장은 소비와 수출을 중심으로 개선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부동산 대책에 따른 수도권 주택시장과 가계부채 영향, 환율 변동성 등 금융 안정 상황을 좀 더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역대급 서울 집값과 1440원대로 치솟은 원·달러 환율을 감안해 한 차례 더 쉬어가며 추가 기준금리 인하 시점을 저울질하겠다는 의미다. 서울 집값은 6·27, 9·7 대책에 이어 10·15 부동산 대책까지 발표됐지만 여전히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0월 셋째 주 서울 매매가격은 직전 주 대비 0.50% 오르며 38주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 특히 성동구·강동구·광진구 등 ‘한강벨트’ 지역은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수도권 집값과 관련해 “소득수준을 고려하거나 사회적 안정을 유지하기에 너무 높은 수준”이라며 “부동산 가격 상승이 경제성장률이나 잠재성장률을 갉아먹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총재는 환율 상승분 35원 중 9원가량은 달러 강세 요인이며 나머지 26원가량은 한·미 관세협상 지연, 일본 신임 총리, 미·중 갈등 등 지역적 요인으로 봤다. 그는 내주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를 주목하며 “관세 협상이 좋은 방향으로 타결된다면 환율이 하락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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